2015. 3. 23. 09:34

주말에 꿈을 꿨다. 왜 그런 꿈을 꿨는지는 언제나 그렇듯이 모르겠지만, 꿈에서 나는 배를 탔다가 표류해 무인도에 혼자 떨어졌다. 정신이 들고 여기가 무인도다, 라는 걸 인지한 순간, 크- 톰행크스 처럼 공이라도 하나 있어 친구 삼으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그는 페덱스 직원이었고, 나는 아니니...여튼 그리고서는 구조를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완전 바다..망망대해..아무것도 보이지 않고..하아- 구조를 요청하자, 그런데 어떻게 할까, 일단 먹을것부터 구할까, 등을 생각하고 어떻게든 여기서 살아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알고보니 여기가 무인도가 아니더라.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는 섬마을 이었던 거다. 오호라, 그렇다면 나를 내가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그들은 방법을 모르는지 알면서도 안 알려주는건지, 내게 배 한 척 소개해주지도 않았다. 할 수 없다. 일단 여기서 먹고 살면서 구조될 방법을 찾아야겠다, 여러가지 면으로 알아보겠다, 생각하며 일단 그들과 안면틀 트고 마을을 돌아다녔다. 마을 한 복판에서는 고기를 말리고 있었다. 무슨 오징어나 김 말리듯 한복판에, 꼬챙이에 끼워서는 보쌈이며 삼겹살이며 머릿고기들이 있었던 것. 이게 뭐여..나는 지나갈 때마다 고기를 빼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아 쓰다보니 배고프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하나씩 둘 씩 익히는데, 그중에 섬마을 총각이 나한테 쑝간거다.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고 정신이 나갔다는 걸 계속 증명하는 바, 나는 꿈속에서 그랑 몇차례 잤다. 섬마을의 십대 소녀는 그를 연모하고 있던 터, 나를 볼 때마다 무서운 눈길로 째려봤....그래도 잤다. 암튼 무인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로 꿈에서 깼는데, 기분이 안나빴다. 아마도 여러차례 섹스를 해서 그런가보다. 꿈에서.




어제는 남동생과 일자산엘 갔다. 남동생은 메이저리그의 팬이고, 언젠가 기회되면 미국에 가서 메이저리그를 관람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여튼 야구 얘기가 나와서 하다가, 누나 케이트 업튼 알아? 라고 내게 물었다. 어, 걔 완전 글래머 아니야? 라고 내가 말했더니 아는구나, 하면서 얘기한다. 한창 전도유망한 메이저리그 선수가 케이트 업튼과 사귀기 시작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그래서 미국 내에서도 그녀가 기빨았다는 소문이 돈다고..그래서 남동생도 도대체 케이트 업튼이 누구인가 검색해봤더니 어마어마한 글래머이며 나이도 어리더라 한거다. 남동생은 헐리웃 배우라든가 셀렙이라던가 하는 거에 완전 무관심인지라, 메이저리그 선수랑 관련되었다 하니 찾아보고 알게된 것. 그래, 나도 잘은 모르는데 케이트 업튼 어마어마한 글래머라는 것만 알고 있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동생이 말했다.




근데..가슴은 누나보다 작아보이던데?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처구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오늘 이 아침, 그녀 이미지를 찾아봤다. 도대체 어떤 글래머냐. 나보다 가슴 작은 글래머라고?? 그게 글래머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이런 마음으로다가. 그런데 오! 그녀는 ... 남동생이 잘못봤다.











와- 겁나 예쁘네. 장난 아니다. 나는 마지막 사진이 무척 마음에 드는데, 그녀의 가슴이 자연스레 처진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오늘 이 사진들을 회사 막내와 보면서 자연스럽다고 서로 말했다. 그래, 저정도의 가슴이 위를 향해 봉긋할 순 없는거지. 어쩐지 위로가 된달까. 


그녀는 G 컵이라고 한다. 나는 그녀에 한참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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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3. 16. 11:25

비서들의 점심시간은 교대로 이루어진다. 한 명이 열두 시에 나가고 한 명이 한 시에 나가는 것. 기존에 있던 직원과는 하루하루 번갈아서 오늘은 네가 열두 시 내가 한 시, 내일은 내가 열두 시 네가 한 시, 하는 식으로 했었는데,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고 나서는 그 직원을 무조건 열두 시에 나가게 했다. 열두 시 팀이 다른 부서 직원들과 우르르 같이 가기 때문인데, 새로운 직원이 딱히 다른 친한 직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직원들과 친해져야 할 것 같아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막내가 돌아오면 내가 다른부서의 e 양과 함께 식사를 2차로 나간다.


보쓰는 항상 열두시 반에 식사를 가고, 한시 무렵이면 식사를 끝내고 돌아온다. 멀리 따로 약속이 있는거면 그렇지 않은데, 늘상 임원들과 주변에서 식사를 하곤 해서, 겁나 빨리 먹고 들어오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밥 빨리 먹는 사람이 정말 싫다. 끔찍하게 싫다. 여튼, 그런데 얼마전에 한 번은, 도대체 어디서 뭘 먹은건지, 한 시도 안되서 들어온 거다. 헐. 열두시 반에 나갔는데 한 시도 안되서 들어오다니...너무한거 아닌가? 그런참에 막내는 아직 들어오기 전이라, 보쓰가 나갈때도 들어올 때도 내가 있었던 거다. 그리고 보쓰가 양치를 하러 간 사이 막내가 돌아왔다. 새로 오픈한 식당에 갔더니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서 늦었다고 했다. 그나마 나 배고플까봐 먼저 온 거라고. 그래서 괜찮다고 하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보쓰가 양치를 마치고 들어와서는 막내에게 뭐라고 하는 거다. 


너 앞으로 열두시 사십분까지 사무실 들어와. 다음 사람 배고프게 뭐하는 거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지.



헐. 이게 뭐야. 어쩔. 그래서 나는 일단 막내에게 나는 네가 나를 신경써서 들어온다는 거 안다, 그러니 걱정말아라, 저 분이 오늘 너무 일찍 오셔가지고 나도 당황했다. 안그래도 된다, 라고 말을 해놓고 밥을 먹으러 갔다. 그래도 계속 불편한 거라. 하는수없이 밥을 먹고 들어와 양치를 하고는 보쓰에게 보고할 게 있어 들어간 참에 말을 했다.


**씨 늘상 제 생각해서 빨리 들어오려고 노력하고요, 오늘은 음식점에서 음식이 늦게 나와서 그런 겁니다.



라고. 배려 하는 사람인데 배려하지 않는 사람으로 오해하는 게 너무 싫어서, 가급적 보쓰에게 업무 보고 외에 다른 말을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한 거다. 그러자 보쓰는 내 말을 들은건지 안들은건지, 앞으로 열두시 사십분까지 들어오게 하라고, 좀 일찍 나가서라도. 라는 거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들어왔는데 너 (안나가고) 보는 거 내가 불편해.


라고. 으응? 이건...뭐지? 지금...나 배고플까봐 이래? 혹시..보쓰는...츤데레???????????????????



암튼 이 일 때문에 나는 다른 부서로 가 점심 시간 십분만 앞당겨 달라 전무님께 요청했다. 막내가 좀 일찍 나가야겠다고. 그리고 이러한 일이 있었노라고. 그러자 전무님이 말씀하셨다. 니네 회장님은 너 되게 신경쓴다고. 음...




오늘. 주말동안 목소리가 바뀌어서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안그래도 아침에 보쓰한테 인사를 한 후 보고할 게 있어 들어가니 너 감기 걸렸냐? 하시는 거다. 나는 이게 감기인지 뭔지 몰라 그냥 뭐 네, 라고 했는데. 너 왜이렇게 감기가 걸려! 이러고 버럭하는 거다. 아니..내가 최근 몇년간 감기가 안걸리고, 회사에 감기 돌 때도 혼자 안걸리고 막 그랬었는데, 왜 나한테 이러남? 여튼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 나오려는데, 나가는 나를 부르더니 



하루에 열다섯번씩 손을 닦아. 감기는 다 손으로 전염 돼. 손을 깨끗이 닦아.



하는 게 아닌가. 읭? 이거슨..........츤데레??? 그러다 나와서 자리에 앉아 생각해보니, 음, 자기한테 감기가 옮을까봐 저러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 내 목소리가 아주 진짜 병맛 개섹시라(읭?) 듣기 힘들어서 그런가 싶다가..설마..나를 아끼는 마음에 저러나 싶은 것이..그의 정체는 츤데레?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나를 아끼는 거면 심히 미안하게 됐는데, 나는 당신을 아끼지 않소. 미안. 내가 안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도 참 부담인데. 라고, 사실은 감기 옮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노인네에 대해서 하염없는 착각을 하고 앉았는 것이다.



병원에 갔더니 과로한 것 같다며, 감기인가요? 물으니, 기관지염이죠, 란다. 제기랄. 기관지염이라니. 어떻게 나한테 이런 게? 아침에 가래도 나와서 헐, 이런 일이..하며 엄마, 나는 담배도 안피는데 가래가 나왔어? 하니까 엄마가 말했다.


담배를 피나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처구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보쓰가 줄기차게 재채기를 하고 있어서, 씨발, 이제 진짜 내 탓하겠군,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츤데레는 개뿔. 감기 옮을까봐 그런건데 감기 옮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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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3. 13. 20:06

북플은 뭔가 좋으면서 싫은데, 여튼 내가 가장 싫어하는 그 공개성 때문에 멀리하다가, 아아 시류를 따라야하나 하며 어제 오늘에 걸쳐 친구신청한 분들을 모두 수락했다. 나따위, 이게 뭐라고 안하고 버텨, ㄹㅈ님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데, 하고. 그리고 좀전에 들어가보니 이런 비밀댓글이 달렸다.



요즘 뭔가 북플 때문인지 서재가 썰렁해진듯 했는데, 그래서 글쓰기에 좀 의기소침해졌는데, 이렇게 모르는 분이 꾸준히 봐주신다는 생각을 하니.. 흑흑

무엇보다 나는 나 좋자고 글을 쓰는데 그런 내 글을 읽으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단 사실에 무척 행복해진다. 흑흑 ㅠㅠ

보람이 막 느껴져 ㅜㅜㅜ
나 좀 짱인듯 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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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