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1. 09:38

둘째들은 애초에 애교를 장착하고 태어나는 것 같다. 말도 못하는 것이 어찌나 애교가 많은지. 이때의 미모는 제 누나를 따라오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미안, 미모 비교해서;;), 예쁘다. 게다가 아주 잘 웃는다. 잘 웃고 방싯거리고 폭 안겨들곤 한다. 무장해제되는 기분이랄까. 그렇지만 고집도 무척 세서, 앞으로 제 누나와 많이 싸울 것 같다. 지금도 놀다가 타미가 한 대 때리면 어김없이 자기도 한 대 때린다. 야야야, 때리지마 이자식들아. 그렇게 말하고 돌이켜보니, 어릴 적의 나도 동생들과 치고받고 싸웠던 것 같다. 하핫. 


애교는 뭐, 배운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타고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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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2. 10. 10:03

“But you don’t wear an engagement ring.” “I don’t have one.” He studied the bangle, turning it slowly around. “What kind of man proposes without a ring?” She explained, then, that there had not been a proposal, that she hardly knew Navin. She was looking away, at a dried-out plant on the terrace, but she felt his eyes on her, intrigued, unafraid. “Then why are you marrying him?” She told him the truth, a truth she had not told anybody. “I thought it might fix things.”  -「GO ASHORE」P. 313







Unaccustomed Earth

저자
Lahiri, Jhumpa/ / 지음
출판사
Random House | 2009-04-01 출간
카테고리
문학/만화
책소개
These eight stories by beloved and ...
가격비교




내게도 정확히 저랬던 때가 있었다.

나중에 생각나면 번역본에서 옮겨와야 겠다. 내가 본 건 번역본이었으니까.

Posted by ssabine
2015. 2. 4. 11:12

- 초음파 검사결과 엄마는 갑상선암 일것 같다는 닥터의 진단을 받고 큰 병원으로 보내졌다. 큰 병원에서는 초음파 사진을 보고 또 촉진을 해본뒤, 암 인것 같네요, 라고 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자 했단다. 그 조직검사가 내일, 2월 5일이다.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고 또 수술후에도 사흘정도면 퇴원이 가능하다하니, 그래도 다행이다 싶다. 다른 게 아니라 이거라 다행이다, 라고. 그렇지만 물론, 암이라니, 아프지 않는 쪽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어떻게 이런게 왔을까. 왜 왔을까. 


어제는 엄마가 일어나니 허리가 아팠는데 고기를 안먹어서 그런것 같다며 내게 전화를 해서는 저녁에 삼겹살 먹으러 가자, 했다. 나는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그 전날, B 가 내게 물었던 게 생각났다. '어머님은 뭘 좋아하셔?' 하고 물었던 것. 나는 그때, '나' 라고 답했는데, 엄마는 정말 나를 좋아한다. 나랑 뭔가 하는 걸 좋아한다. 나랑 여행을 가고 싶어하고, 나랑 술을 마시고 싶어한다. 너가 혹시 오늘은 와인마시자고 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돼, 라고도 했다. 그래, 엄마랑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자. 나는 퇴근후에 엄마를 만나 둘이서 팔짱끼고 삼겹살집에 가 삼겹살을 먹고 소주를 마셨다. 수술하는 날, 혹여라도 아빠가 취직을 해서 병원에 못있게 되면 너가 와줄 수 있냐고 물으셔서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엄마 수술하는데 하루 연차내는 게 뭐 그리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사실 아빠 있으면 나는 굳이 수술하는 데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알겠다고 했다. 엄마는 내가 와주는 게 좋겠다고 했다. 어쩌면 암이 아닐 수도 있겠고, 그저 약물로 치료하는 걸 수도 있겠다. 암이라니, 아무리 치료 가능하다해도 싫다.



- 일전에 내 친구 미숙이는(응?) 나의 다른 친구 D 와 만나는 자리에서, D 에게 물었었다. '다락방님은 이십대때 어땠나요?' 라고. 미숙이는 내가 삼십대일때 만난 친구이고, 그러니 이십대부터 나를 알아온 친구인 D 에게 그렇게 물었던건데, 그때 D 의 대답은 사실 잘 기억나지 않고-별 말 안한것 같다-, 그 질문이 아주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었을까, 하고. 그 질문이 좋다는 말이다. 뭔가, 음, 나한테 관심이 있고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는, 그런 질문으로 느껴진달까.(사실은 D 와 미숙이가 처음 만나 공통된 화제가 나 밖에 없어서 나온 질문일 확률이 더 크지만ㅎㅎ)


그런데 B 의 질문이 또 그런 느낌을 줬다. 어머님은 뭐 좋아하셔? 라고 물었던 그 질문이. 본인의 어머님은 망고를 좋아하셔서 망고를 한 박스 사가지고 오면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신다는 그 말이, 좋았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내가 정말 그 질문이 좋아서 그 질문을 좋아하는 건지, 그가 좋으니 그 질문이 좋은건지는. 계속계속 생각해보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뭐, 그게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계속계속 생각해서 답을 찾지는 않겠다.



- 어제 엄마랑 술 마시다가 엄마가 M 교수님은 고소 당한거 어찌 되었나 물으셨다. 나는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전달될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리고 내 친구 정식이도 같은 사람한테 고소당해서 똑같은 과정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엄마 나는 내 친구 두 명이 그놈한테 고소당한 친구들이라는 게 너무 좋아. 뿌듯해.


고소 당했다는 사실보다, 그 놈이 고소를 해야하는, 그 상대쪽의 입장에 내 친구들이 서있다는 것이 막 좋았다. 역시 내 친구들이랄까. 후훗. 오늘은 정식이가 자신 역시 불기소 송치될 거라는 말을 해왔다. 후훗.





소주를 따라주고 싶은 마음은 진짜다. 이긍 멋진 친구들 같으니라고. 으흐흐흣.




- 친구 M 은 새로 사귀기 시작한 남자와 맥주와 소주를 마셨다는 얘길 해왔는데, 시작된 이 연애 바로 직전의 썸남이 술을 잘 못했던 걸 아는지라, 나는 술 마시는 남자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해주었다. 게다가 지금 만나는 남자는 외모에 대한 칭찬을 폭풍으로 해와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역시, 잘 된 일이다.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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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