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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5.08.26 나는 나대로 4
  5. 2015.08.24 7
  6. 2015.08.18 반짝 14
  7. 2015.08.17 단단해지기 5
  8. 2015.08.07 콜라병 10
  9. 2015.08.06 아저씨 4
  10. 2015.08.04 손가락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 10
2015. 8. 30. 22:49

- 금요일엔  D를 만났다. 여러 좋은 얘기를 많이 듣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참치집에 남은 손님이라곤 우리밖에 없어서, 어어, 뭔가 우리도 정리해줘야 할 분위기인데, 하고 핸드폰을 보니 벌써 열시 반이 넘어있더라. 아아, 시간이 이렇게까지 된 줄은 몰랐어. 우리는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헤어졌다.

굉장히 똑똑한 친구라 늘 '왜 나는 이제서야 하는 생각을 저 친구는 저렇게 일찍 알았을까' 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색다른 생각을 들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임원이 되기전에 퇴사하고 싶다고 하자, 임원이 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거다. 어차피 누군가가 임원이 되어야 할거라면, 네가 되는 게 더 낫지 않겠냐, 라고 한 것. 네가 있는 남초집단에서 한심한 임원들의 밑에 있느니 너를 임원으로 두고 있다면 밑에 직원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느냐, 는 취지의 말이었다. 나는 한 번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뭔가 솔깃해졌다. 너는 화나는 상황에서 뛰쳐나가는 게 아니라 견디면서 그걸 바꾸려고 하니-지난번 성추행 사건에 대한 대처를 언급하며-, 너가 임원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고 하더라. 아, 이 말은 그날 D 가 한 숱한 좋은 말들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말이었다. 그래, 어쩌면 그게 나을 수도 있겠구나. 그래, 어쩌면 임원이 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어, 그게 내가 뭔가를 바꾸려고 하는 것에 더 유리할 수도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닌가. 아, 어떻게 이 친구는 이런 생각을 했지? 하면서 새삼 감탄했다. 이런 걸 생각하고 있는 친구인데, 나는 또 거기까지 생각해보질 못했으니. 단순히 임원이 되기 싫다, 라고만 생각했으니. 그렇다면 나는 오래오래 이 회사를 다니면서 임원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관두고 안관두고 어떻게 되든지간에, 생각은 해볼만한 게 아닌가. 그래서,

 

아, 나는 진짜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다, 라고도 느꼈다. 나는 이걸 정말 좋아해.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렇게 내가 모르던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나는 역시 다른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받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또 몸 속에 막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비염 때문에 코가 막혀 코가 빨개지도록 코를 풀어야했던 건 안습이지만 ㅠㅠ 이렇게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또 하는 것이 너무 좋다, 나는!!!!!

 

 

- 토요일에는 포르투갈에 함껴 다녀온 친구1과 친구2를 만났다. 여행 뒷풀이 하자며 만난건데, 여행 다녀오고나서 내가 술을 많이 마신 날이 거의 없었으므로 이 날 술을 가장 많이 마신 날이 되었다. 그건 친구 1,2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렇게 둘은 술 얘기를 하다가 친구2가 '나는 다락방을 만날 때만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 고 했고, 친구 2가 그 말을 듣고 '친구들과는 이렇게 많이 안먹는데 다락방하고 먹으면 술이 잘도 들어간다'고도 했다. ㅋㅋㅋㅋ 아 뭔가 씐나! 그래서인지 나는 혼자서 소주 두 병을 마시는 기록을 세웠다. 소주는 한 병이 주량인데, 내가.

 

여행에서 좋았던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함께 여행을 했던 시간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다음의 만남도 기약하게 됐다. 친구2의 남동생이 내년 3월에 영월에서 결혼을 한다고 하길래, 친구1과 나는 스맛폰 일정에 적어두고는 영월에 가,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렇게 벌써 내년 3월의 일정을 잡아두었고, 10월중에는 함께 국내여행을 하자고도 계획해두었다. 9월의 어느 한 주말에는 타버나 드 포르투갈에 가자고도 말해두었고. 그자리에서 스맛폰의 달력을 보며 스케쥴을 잡고 있는데, 스맛폰을 보지도 않고 일정을 적지도 않은 친구2는

 

나는 아무때나 다 돼요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씐나게 이야기하고 좋은 시간이었는데, 우리의 분위기가 파할무렵, 각자 황태며 쥐포, 골뱅이를 포장해가기로 했다. 집에 있는 남동생에게 황태 포장해가까? 물으니 좋다고 한다. 맥주도 냉장고에 부족하니 올 때 좀 사오라고. 나는 동생과 술 마실 생각에 신나서는 ㅋㅋㅋ 빨리 가고 싶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성을 잃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택시를 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택시비 졸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자년이냐 ㅋㅋㅋㅋㅋㅋㅋ 술마시려고 택시타서 택시비 졸 쓰고 술 사고 황태 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자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썼지만, 생각해보니 이건 이성을 잃은 게 아니라, 이성이 너무 있었던 거다. 그래서 나름 계산하고 선택을 한거야. 남동생하고 술마시고 싶다-그러려면 빨리 도착하고 싶다- 그러려면 택시를 타야한다!!!

 

멋져!!

 

 

역시 나는 좀 똑똑한 것 같다.

 

 

 

- 아, 2016년 달력을 검색해보니 내년 설(구정)연휴가 2/6-2/10까지이구나. 총 5일을 풀로 쉴 수 있구나. 흐음. 그렇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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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28. 08:49

- ​어제는 퇴근후에 e 와 샌드위치를 먹으러 갔다. 검색해보니 양재시민의 숲역 근처에 투썸이 있다고 해서 부러 거기로 찾아갔다. 저녁 시간에 가도 한가하다는 리뷰를 본 터라, 그렇다면 남아있는 샌드위치도 많겠거니, 하는 생각에 그랬다. 투썸은 샌드위치와 케익이 정말 맛있는데, 저녁 때 가면 간혹 샌드위치가 다 떨어지곤 하더라. 여튼, 그래서 찾아간 양재 시민의숲역 근처의 투썸은 리뷰에서 본대로 손님이 많지 않았고 샌드위치도 넉넉한듯 했다. 그렇게 e 와 샌드위치와 케익을 시켜두고 먹었다. 

먹는데, 출입문을 열고 한 여자사람이 들어왔고, 내 뒤에 앉아있던 남자사람이 벌떡 일어나서는 오셨어요, 하며 인사를 한다.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자는 영업사원인 것 같았다. 판매실적이 이번 달에 자기가 3위였다는 말을 했는데, 그래서 대충 보험회사인가 뭐 그런 생각을 했다. 정확한 말을 들은 건 아니라서 그저 느낌이 그랬다는 거다. 그런데 그 남자사람의 외모나 말투가 묘하게도 L 을 닮은 거다. 아, 저 남자사람은 L 을 닮았다,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왈칵, 하고 L 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왔다. 

아,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나는 그를 참 좋아했는데. 그가 내 친구로 있던 시절, 연애를 두 번 했고, 그 연애의 애인들보다 나는 L 을 더 많이 좋아했는데. 그러니까 '잃고싶지 않다'는 생각은, L 에게 있었는데, 그래서 그와 '친구'인게 좋았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대체 뭐하다가 나는 그와 지금 이렇게 한마디 말도 나누지 않는 사이가 되었을까. 


그립네.

라고 생각하면서,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말을 걸어볼까, 하다가 어디서 어떻게 걸어야할지를 모르겠더라. 모르는 척, 그냥 우리에게 아무일도 없었던 척, 그렇게 예전에 그랬듯이 말을 걸어볼까, 하다가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싶었다. 자기전에는 문득, 편지를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편지를 써서 주절주절, 하고 싶었던 말을 해볼까, 하고. 그러다가 아서라, 이것은 밤의 감성이다, 그러니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도 생각이 변함없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자 싶었다. 이렇게 그리움이 밀려오다가도, 불쑥, 그와 나누면서 내가 불쾌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니야, 지금이 나아, 하는 생각이 든다. 잘 모르겠다.


그가 아니어도 나에게는 분명 좋은 친구들이 많다. 그래,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 나를 순간 욱, 하고 화나게 했던 친구를 굳이 애써 옆에 두려고 할 필욘 없지, 하다가도, 그럼에도 이렇게 어느순간 예기치 못하게 그리워지니, 이걸 어째야하나 싶다. 시간이 지나면 그리움도 옅어지려나. 나는 내가 그를 좋아해서 많은 것들을 더 그의 본모습보다 잘 보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의 장점들을 과장되게 보고 또 그의 단점들을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던것도 이제는 안다. 어쩌면 지금 나의 그에 대한 실망은, 내가 가진 그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해서일수도 있겠단 생각을 한다. 그에게 미안한 것은 없지만, 그는 나에게 좀 미안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내 입장에서는 한다. 어쩌면 그 역시 나랑 똑같이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가 그때문에 화가 났듯이, L 역시 나 때문에 화가 났을런지도 모르겠다. 그에 대한 그리움과 그가 나를 향해 쏟아냈던, 공손하지만 어딘가 불쾌했던 말들이, 똑같은 크기로 대립하고 있는 것 같다. 



- 어제는 쓸데없이 <빅토리아 시크릿>앱을 다운 받았다. 이건 제기랄, 국내 스토어에서는 다운 받아지는 앱이 아니라, 아, 귀찮아, 하면서 미국계정으로 로긴해 다운 받았다. 그리고 들여다보는데 참 예쁘다. 크- 예쁘구나, 하면서 이것저것 들여다보았다. 가격도 내 생각보다 저렴해서, 아아, 좋구나, 했다. 이렇게 예쁜 속옷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여자로 태어난 게 참 좋단 생각을 한다. 사실 나는 내가 여자로 태어난 걸 싫어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쭉빵 몸매도 아니고, 예쁜 얼굴도 아니라는 걸 알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여자인 게 참 좋다. 

이 비염이 다 물러가고나면 다시 운동도 좀 하고 그래야겠다. 뭐, 내가 다이어트를 해도, 가슴 사이즈 때문에 예쁜 속옷을 입는데는 많은 제약이 있지만 ㅠㅠ , 내년 여름쯤에는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예쁜 속옷을 여러벌 사서 입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예뻐...



​- 내일 오후 네시반에 을지로 약속인데, 그렇다면 집에서 최소한 세시반에는 나서야 할 터. 그전까지 일자산과, 이비인후과와, 한의원과, 극장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을까? 이중에 하나만 선택할까? 이거 다 할려면 빡셀텐데...다 하지말까,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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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27. 12:19


미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이 속옷에 대한 링크를 받았다.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에 갔다가 나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 속옷을 많이 봤다며. 그래서 아 예쁘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이런 속옷을 사서 입을 수 있게끔 다이어트를 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다가,

오늘 점심시간. k 대리와 밥 먹으며 이거 예쁘지? 나도 다이어트 해서 이것 좀 사 입어야겠어, 라고 보여주니,


이거 안되죠, 차장님. 이런다. 응?


이거, 우리 같은 가슴 안돼요...


...............그러네, 다시 보니 반컵이네. 속옷매장에서 내게 그랬었는데. 반컵 안된다고.... k 대리도 그런다. 우린 반컵하면 큰일나요... 아 그렇지..


그럼 안녕,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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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26. 10:53

휴가기간에 스페인에 다녀온 직원1은 스페인에서도 클럽에 가 놀았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이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서 클럽에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1에겐 이게 당연한 거였다. 직원1은 국내에서 친구들을 만나면 클럽에 가서 노는 사람이었으니. 여기서 클럽 가서 놀면 저기서도 클럽 가서 놀아야겠다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클럽의 ㅋ 자도 생각해본 적이 없고 서점 찾아다닐 생각만 했는데. 아...역시 사람은 자기 관점으로만 생각하고 자기 관점으로만 돌아다닐 수밖에 없구나 생각을 했다.


남동생도 휴가동안 친구와 중국에 다녀왔는데, 면세점에서 뭘 샀냐 물으니 면세점을 안갔단다. 아니, 그럼 비행기 타기까지 뭐했냐? 물으니 '친구랑 둘이 앉아있었어' 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서 빵터짐.


나는 평소에 쇼핑을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그래서 가격비교 이런 거 절대 안하고 제일 처음 간 데서 제일 처음 본 걸로 사는 편이며, 갔던 데만 가는 편인데, 이상하게 면세점을 가면 뭔가를 꼭 사고 싶어지더라. 이건 뭐징? 그래서 이번 여행에 두바이 공항에서 면세점 휘익 지나가면서 아 뭔가 사고싶다는 강한 열망에 휩싸여, 탐폰을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충동구매를 해도 꼭 필요한 걸 사고싶다니깐? ㅋㅋㅋㅋㅋ



그래서 결과적으로 탐폰을 처음 사용해보게 됐는데, 몇 년전에 시도했다가 중간에 탁 걸려 들어가지도 빠지지도 않는 끔찍한 경험을 했던 터라 약간 트라우마가 남은 상황. 나는 인중에는 땀이 안나는 타입인데 그때는 진짜 응급실에 실려갈까봐 인중에 땀이 다 났다. 이걸, 중간에 걸쳐있는 이 탐폰을 대체 어떡하지? 하고. ㅎㄷㄷ 어마어마한 시간이 지나 어쨌든 뺐고 그래서 그 뒤로 탐폰 사용은 안중에도 없었는데, 최근에 생리대가 너무 나를 힘들게 한단 생각에 탐폰으로 갈아탈 생각을 하게 된 것. 그래서 약간 긴장하는 마음으로 사용을 해봤는데, 오, 이번엔 어렵지 않게 들어간다. 뺄 때 좀 많이 긴장이 됐는데(안나오면 어떡하지?!!!), 한 두번 해보고나니 오, 할만 하더라. 게다가 이건 생리대처럼 내가 무언가를 착용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아주 편했다. 일자산 갈 때만 해야지, 라고 생각했다가 너무 편해서 그냥 계속 사용하게 되더라. 



직원2는 최근에 잘생긴 남자랑 연애를 시작했는데, 약간 아쉬움을 보였다. '배운 사람, 뭔가 배울 게 있는 사람, 똑똑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었는데, 그쪽으로는 아닌 것 같다, 라고. 문자 대화중에 맞춤법 틀린 게 너무 많다는 걸 예로 들며 그런 말을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랬다. 너가 만약 가장 만나고 싶은 남자로 '똑똑한 남자'를 원했다면, 너는 똑똑한 남자를 사귀게 됐을 거다. 대신 아마 외모라던가 그런 게 네 성에 차지 않았을 것이고. 네가 부자 남자를 일순위로 놨다면 너는 부자 남자를 만났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게 좀 부족했을 것이고. 네가 대화상대를 간절히 원한거라면 너는 물론 그런 남자를 사귈 수 있었겠지만 아마 섹스를 못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어딘가 채워지지 못했을 것이다. 너는 얼굴이 잘생기길 가장 원했고 그걸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했으니, 그점을 채워주고 다른 점이 충족되지 못한 것 같다, 모든 걸 다 충족시켜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라고 말했다. 직원2는 그렇다면서,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고, 얼굴만큼은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대화들을 한 후에 집에 돌아가는 길, B 에 대해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연인에게 가장 우선순위로 요구한 게 뭐였을까? 뭘 요구해서 그와 만나게 됐고 또 그에게 부족한 건 뭘까? 그가 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건 뭘까? 하고. 나는 오래전에 그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좋아했었기 때문에 이미 객관적이 될 수 없고, 사실 뭐가 부족한지 잘 모르겠더라. 그렇다면 그는 완벽하게 모든 걸 충족시키는 걸까?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 하고 곰곰 생각해보다가 벼락같은 깨달음이 찾아왔다. 아! 그에게 있는 결점. 가장 큰 단점. 그는,



멀리 있다.

그것도 아주 멀리.

멀어도 보통 먼 게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이걸 기꺼이 감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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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24. 08:41

- 토요일 아침 꿈에는 김우빈이 나왔다. 아니 왜..평소에 김우빈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는데...약간 공룡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여튼간에 김우빈이 꿈에 나왔다. 꿈에서 그와 나는 한 단체의 소속이었다. 그러니까 이 단체가 회사인건지 동호회인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와 내가 속한 이 단체는 엠티를 갔다. 엠티를 가서 콘도에 짐을 푸는데 숙소 저 쪽에서 김우빈이 짐을 풀고 이쪽에서 여자들이 짐을 풀었다. 묘하게도 남자는 김우빈 뿐이었고 여자는 여러명이었다. 그런 와중에 짐을 풀던 여자1이, 어머 콘돔을 안가져왔네, 하더라. 나는 내 가방에서 콘돔을 꺼내어 두 개를 주며, 여기있어 이거 써, 나는 늘 가지고 다녀, 라며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는 고맙다고 했다. 내가 그녀와 말하는 게 저쪽 김우빈에게도 들렸을 터. 혹여라도 김우빈이 내가 콘돔 없어서 걱정할까 염려된 나는 김우빈 쪽을 바라봤고, 그러다가 김우빈과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하게 입모양으로 그에게 말했다.


우리가 쓸 콘돔은 남겨뒀어.


그러자 김우빈은 활짝 웃더니 잘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그를 좋아했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꿈 속에서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걸 그도 원할거란 생각. 


그러나 삶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어서, 엠티에 온 모든 여자들이 김우빈을 좋아했다. 그래서 내가 김우빈과 단 둘만 있게 되는 것을 도무지 봐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중에 여자2는 내가 김우빈과 묘한 기류가 흐른다는 걸 눈치채고는 계속 내 뒤만 따라다녔다. 절대 둘이 있지 못하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나는 그녀가 자꾸 따라다니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어떻게 피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좀처럼 김우빈과 단 둘만 있는 스윗한 시간을 만들 수가 없었다 ㅠㅠ 


그러다 김우빈이 다른 건물로 들어갔고, 나역시 그를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그와 단 둘만 남겨질 것 같다고 생각한 그때, 갑자기 괴한들이 침입해서는 총을 가지고 공격할 준비를 했고, 나보다 먼저 방에 들어가있던 김우빈에게 나는 안에서 문을 잠그라고 말한 뒤에 나오지 말라고 했다. 그런 차에 찾아온 정적. 이 심상찮은 기류는 무엇인가, 하고 어마어마한 정적에서 신경을 곤두세우니 펑- 하고 한쪽 벽의 유리창이 폭발했다. 그 앞에는 아이들 세 명이 있었고, 나는 무서운 속도로 거기로 달려가 아이 하나를 안고 열나 뛰었으며, 죽지말라고 마구 소리질렀다. 그러다 뒤이어 들어오는 누군가에게, 저기 아이를 데려와 라고 소리쳤고, 또다른 아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 뛰다가 잠에서 깼다.



하아-

왜 김우빈과의 섹스 대신 나는 액션을 찍어야 했는가.... 그냥 스윗하게 한 번 자게 해주지....... 왜 소리지르며 아이들을 구하게 한건가....




- 남동생이 토요일에 같이 냉면을 먹으러 가면서 말했다. 누나 내 여친이 걱정하더라, 누나 알라딘에 악플 달렸다며? 그래서 내가 어, 봤대? 하니 그렇다고 걱정하길래 남동생은


아 그래? 우리 누나 완전 괜찮던데?


라고 했단다. 그래서 내가 응, 나 완전 괜찮은데. 라고 했다. 병신같은 글이었어, 하고. 


그 악플 쓴 사람 보라고 내가 페이퍼에 캡쳐해서 옮기긴 했지만, 그 글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달줄은 몰랐다. 페이지가 넘어가도록 달린 댓글을 보노라니 좋더라. 사실 내게는 좋은 댓글들이 많이 달리곤 하는데, 뭐, 좋은 댓글 스무개에 악플 하나 달리는 정도면 괜찮지 않나? 예수도 안티가 있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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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18. 09:52

​엊그제 방문한 한의원은 아버지가 요즘 다니시는 한의원이다. 내가 원래 가려던 곳이 휴가여서 가지말까 하다가 아무래도 가는 게 좋겠단 생각에 아빠한테 아빠, 어디가 좋아? 물으니 그 한의원을 알려주신건데, 그래서 거길 다녀오겠노라 말하고나니 응 내 딸이라고 해, 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전화를 끊었는데 바로 다시 전화가 온다. 아빠 왜? 하니,

거기 가서 아빠가 경비라는 말 하지 마.


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흐음. 


일전에 남동생과 그런 얘길 한 적이 있다. 너는 아빠가 경비인 게 싫어? 그러자 남동생은 아니? 좋은데? 하더라. 나 역시 마찬가지. 나는 아빠가 경비란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이 전혀 싫지 않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도 백 배 낫다고 생각하고, 그 나이때의 성인남자들이 할만한 직업이 또 별로 없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우리 아빠는 경비 일을 하신다는 걸 말하기가 전혀 꺼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아빠에겐 그게 몹시도 창피한 일인가 보다. 처음 경비 일을 시작하셨을 때는 외할머니한테도, 이모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었다. 이제는 다 알고 있지만..

아빠가 그걸 창피해하지 않아도 될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본인이 싫다는 데 뭐 어쩌겠는가 싶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아, 독서공감에 아빠 경비인 거 다 말했는데....출판된 책이 다 팔린 건 아니지만 여튼 그게 다 팔린다면 일단 전국에서 3,500명은 우리 아빠가 경비인 걸 아는건데.... 3,500권 중에 한 권은 미국에, 두 권은 호주에, 한 권은 포르투갈에 있다....... 우리 아빠가 경비인 거, 전 세계에 소문났는데.......


아빠 미안....Orz



사진은 신트라에서 친구2와 함께 찍은건데, 이 사진에서의 내가 어쩐지 마음에 든다. 뭔가 애가 밝아보인달까? ㅋㅋㅋㅋㅋ 이거 현상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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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17. 22:46

- 아까아까부터 페이퍼랑 일기를 쓰려고 놋북을 열었는데 업뎃 하라고 해서 냅뒀더니 우라질 지금까지 계속 업뎃을 하더라. 이놈이 아주 그냥 업뎃 한 번 하더니 그만둘 줄을 몰라.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암튼 그래서 괜히 와인만 한 잔 더 따라왔다.

 

- 휴가는 내일까지다. 수요일부터 출근해야하는건데, 헐, 오전에 보쓰가 나 언제 휴가 끝나냐고 완전 화를 낸다는 연락을 받아서 내일부터 출근하겠노라 말했다. 전무님은 미안해하시며 다른 날 하루 쉬라고 미안하지만 내일 나와달라 하시더라. 이런 일을 알면서도 쉬는 건 마음이 불편할 터. 그래 몸이 불편하고말자 싶어 나가겠다 했다. 보쓰는 자기가 불편한 것 때문에 짜증냈다는데, 이놈아, 나는 너때문에 매일 불편한 걸 참고 있다. 그래서 막 연락 받자마자 이놈의 회사를 때려치는 게 답이라고 하다가, 아, 그러면 내가 또 여행가야 할 돈은, 이미 질러놓은 수많은 할부들은..하면서 마음을 추스린다. 그래, 보쓰 휴가 가있는 동안이 마치 휴가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니, 하루 휴가 반납쯤 감수하자, 그래, 이번 일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회사 휴가에 맞추자, 등등 휴가 반납에 대해 너무 열받지 않으려고 다독이고 있다. 그러다가도 욱- 하고 치밀어 오르며 쌍욕이 튀어나온다. 아빠랑 남동생은 또 내 말을 듣자마자 나 대신 쌍욕해주심 ㅋㅋㅋㅋ 그러다 오늘 ㄷ 님의 포스팅에서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쌍년놈들' 이라고 칭한 걸 보고 한 줄기 위로를 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 쌍년놈들이 있는데, 나는 그나마 쌍놈만 있어. 이 쌍놈아!!

 

 

- 오후에 한의원에 다녀왔다. 진작에 갈까 생각하고 있었긴 한데 이번 해외여행을 계기로 마음을 굳혔다. 방광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불편하게 느껴졌다. 나는 앞으로 계속 해외여행을 하고 싶고, 그럴때마다 이 불편함을 감수하기 보다는 미리 단단해지자 싶었다. 미리 관리하고 단단해져서 불편함 없이 건강하게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 한의원에 가서 진맥을 짚고 구두상담을 하면서 내가 어떤 걸 피해야 하는지, 어떤 걸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도 들었다. 신기한게, 일단 내 체질에 대해 말하기 전에 내 스스로 생각한 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이, 내 체질에 안맞는 음식이기도 하더라. 뭐가 안맞느냐, 라고 물었을 때 맥주, 밀가루, 우유, 달걀을 얘기했는데, 내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닥터가 권해준 종이에도 그 네가지가 모두 들어 있었다. 닭이랑 오리가 들어있었던 게, 무엇보다 복숭아가 들어있었던 게 안습이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내 몸에 좋은 음식에 돼지가 들어있어서 그나마 다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돼지 사랑해, 내가 삼겹살을 그렇게나 좋아한 이유가 있었어!!! ㅠㅠ 암튼 그래서 약을 좀 먹기로 했고, 커피를 가급적 끊기로 했다. 커피를 가급적 끊기로 결심한 건, 술을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술과 커피를 마시면 안되는데, 둘 다 안마시고 살 수는 없지 않냐, 그러니 나는 커피를 끊고 술을 약간 줄이는 걸로 하겠다, 고 닥터한데 말했다. 닥터는 그래, 나도 너한테 끊으라고 말하진 않겠다, 그렇지만 좀 줄이자, 라고 했다. 그래서 약을 지었고, 침을 맞았다.

 

 

- 아랫배에 침을 맞는데 닥터가 나랑 또래가 같아 보이더라. 아, 그래, 내 나이 또래면 이미 직장에서 자기 위치를 확고히 다질 때지 싶더라. 그러면서 새삼 내가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싶었다. 예전에는 연예인들을 보면 다 오빠였는데 이제는 다 애들....뭐, 시간이란, 세월이란 그런 것이니까.....

 

 

- 한의원에 다녀왔다는 말을, 신장이 약하다는 말을 B 에게는 하고 싶지 않았다. 내 몸의 어느 한 부분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하는 게 나로서는 좀 꺼려졌다. 나는 건강한 것만을 말하고 싶었다. 건강하고 좋은 것만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 그런데 한의원에서 침을 맞기 직전에 연락이 왔고, 나는 좀이따 내가 전화하겠다고 문자를 보내면서 한의원이라고 덧붙였다. 치료가 끝난 후, 당연히 어디가 아프냐는 물음을 들었고, 나는 이러이러해서 왔노라, 말했다. 또한, 나는 이 얘기를 네게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마침 니가 한의원에 있을 때 전화해서 말하게 됐다, 라고도 말했다. 그러자 B 는, 자신이 어디가 아프다거나 안좋다고 말했을 때 너는 내가 싫어지더냐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그런데 왜 너는 내가 그럴거란 생각을 하냐, 네가 어디 한 부분이 좋지 않다고 해서 너의 매력이 반감되거나 하진 않는다, 라고 말했다. 또한, 네가 어디가 안좋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여행 가기 위해서는 좋아져야 겠다고 생각해서 치료를 받는 건 오히려 더 멋지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그렇게 말해줘서 좋았다.

문득, B 가 나보다 더 젊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했다. 내가 앞으로 아프지 않기 위해서 미리 관리를 하려고 하는 건, 이 영향이 없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체력이 훨씬 약한 남자와 교제를 했을 때, 나는 그가 똑같은 거리를 걷고 힘들어하는 걸 보고는 좀 맥이 빠졌던 경험이 있다. 나는 좀 더 걸어야하는데, 좀 더 걷고 싶은데, 그런데 상대가 나를 따라와주지 못하면 나는 나대로 또 상대는 상대대로 피곤한 일이 아닌가. B는 나보다 젊고, 또 운동을 열심히 하는 터라 이대로 계속 시간이 흐른다면 내가 그에게 맞출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지금 아프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안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관리하고 싶었다. 그가 걷고자 하는데 나는 힘들어서 더이상 못걷겠다고 번번이 말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다. 건강하게 함께 오래오래 지내기 위해서는 건강을 관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여튼 그런 이유도 있고 해서 약을 지었다. B 가 아니어도 내가 한의원에 갔을까? 에 대한 답은 반반이다. 그런 이유도 있고 꼭 그런 이유만 있는 건 아니다. 앞서 말했듯, 나는 내가 어디 먼 데로, 익숙하지 않은 데로 갔을 때 불편하고 싶지 않았다.

 

 

- 리스본에 다녀오는 건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비행시간만 편도로 17시간. 대기시간을 뺀 순수 비행시간이 저렇다. 중간에 두바이에서 한 번 갈아탔는데 진짜 사람이 떡실신 하게 되더라. 밤늦게 출발하는 비행기여서 퇴근후 바로 공항으로 갔다. 집에 들렀다 가면 시간이 빠듯할듯해, 친구도 나도 퇴근후 바로 공항에서 보기로 했는데, 앞으로 스무시간쯤 씻지 못할 걸 생각하니 안되겠더라. 덕분에 친구와 나는 만난지 십 년도 넘었는데 이제서야 서로의 알몸을 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항 사우나에서 샤워를 한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인당 2만원으로 초비쌌지만 와아- 일인용 샤워 시스템에 깔끔한 시설이 좋더라. 시간이 더 있었다면 그 사우나를 충분히 누리고 싶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후딱 샤워를 하고, 친구보다 먼저 샤워를 마친 내가 참지 못해 따뜻한 물 속으로 몸을 담갔다. 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좋아. 안되겠다, 싶어 친구에게 가서는 샤워를 마치고 탕 속에 잠깐만 들어오라 했다. 그래서 우리는 탕안에서 알몸을 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놓고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다 아 좋다 좋다 막 이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밤비행기다보니 준비해간 책을 읽기는 커녕 진짜 쳐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자에 앉아서 자는 건 불편한 일. 리스본에서 돌아오면서는 어떻게 하면 더 편할까 싶어 친구의 어깨에 잠깐 기대보았다. 그러나 키가 나와 비슷한 친구의 어깨에 기대는 건 예상했던대로 불편해서 이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옆에 B 가 있었다면, 그의 어깨에 기대는 건 훨씬 편하고 좋았을텐데. 다음엔 그와 비행기를 타서, 잘 때 그의 어깨에 기대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다시 자다가 시간이 흘렀는데....아아아아아. 긴 비행에 나는 만신창이가 되어서..머리는 기름으로 떡지고 얼굴은 번들번들과 푸석푸석이 공존하는..... 아아, 그래서 다시 생각했다.  B 랑 비행을 한다면 긴 비행은 함께하지 말자, 하고. 이런 미친 만신창이를 드러내놓을순 없어. 이건 화장 안한 민낯을 드러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뭔가 몸에서 냄새도 날 것 같아 .............. 아 이건 뭐야. 녹초가 되고 만신창이가 되고 떡실신이 되는 나...............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B 를 어디 먼 데서 만나기로 한다면, 그에게는 반드시 내가 도착한 다음날 도착하라고 말해야겠다고. 이건 진짜 인간이 갖춰야 할 형상이 아니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순간 B 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커서, B 가 즐겨마시는 잭콕을 마시기도 했다. 물론, 비행기 안에서 그랬다는 거다. 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다 못마시고 남겼다. 내 스타일은 아니야.....

 

 

 

 

 

- 앞머리를 자르기 위해 오전에 미장원에 들렀다. 앞머리가 생기고나서부터는 수시로 잘라줘야 했는데, 원장님은 그냥 잘라줄테니 자기한테 오라고 했지만, 실상 공짜로 앞머리를 자른다는 게 영 ... 그래서 혼자 자르기 시작했는데 삐뚤빼뚤 머저리 같은 거다. 그래서 미장원에 갔더니 그냥 잘라주긴 하더라. 그래도 너무 자주 자라서 집에서 혼자 자르는 적이 더 많았는데 오늘은 시간도 있겠다, 미장원에 가자 싶어 약간 불편한 마음으로 미장원에 갔다. 원장님은 앞머리를 잘라주셨다. 그냥 나가려고 갈게요, 하는데 카운터 직원이 앞머리 자르신 거 3천원입니다, 하더라. 아무래도 나보다 앞서 자리를 떴던 원장님이 돈 받으라고 지시한 것 같았다. 안받을 줄 알라서 잠깐 놀라긴 했지만, 기꺼이 네, 라고 하며 지불했다. 그리고 이 편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받는다면 나는 앞으로 여기 오기다 더 편해질 것 같다. 내가 내 돈 내고 자르면 되니까. 그러게 진작에 돈을 좀 받지, 왜 그냥 잘라줘가지고... 여튼 앞으로는 돈을 내고 자를 수 있으니 기꺼이 이용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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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7. 08:37

​오늘 남동생과 출근하려는 데 남동생이 나한테 그랬다. '누나 몸매가 콜라병 같다' 고. 내가 우헤헤 웃으며 그치? 했더니 뭐가 좋아서 웃냐고한다. 그래서 '글래머란 거잖아' 하고 또 우히히 웃으니, '근데 1.5리터 펫트병이야' 란다. 그래서 내가 '어쨌든 콜라병이잖아' 그리고 우히히 또 웃었다. 

오늘 입고 온 원피스를 처음 입고 회사에 왔을 때, e 양이 그랬다. '뒤에서 보면 제니퍼 로페즈 같아요' 라고 ㅋㅋㅋㅋㅋㅋㅋ 허리가 쏙 들어갔다고. 이게 허리가 쏙 들어가긴 했는데, 사실 허리가 쏙 들어가보이는 건, 엉덩이가.... 됐고! 여튼 내가 그러니까 몸매는 바탕이 글래머렸다. 그렇다면 다이어트만 해서 여기서 살만 좀 빼주면, 바로 아래와 같은 몸도 가능하시겠다??



지금 내 핸드폰 바탕화면인데, 와, 어제 인터넷에서 이 사진 보는 순간 너무 예쁜 거다. 뒷모습이 진짜 짱이구나. 누군지는 모른다. 기사를 대충 훑으니 이탈리아 모델이라는데, 와, 그래서 나는 이 여자를 내 바디모델로 삼고자 핸펀 바탕화면에 깔아두었다. 핸펀 바탕화면에 깔아두고는 늘 들여다보며 자기 최면 걸어야지. 이런 뒷모습을 가진 여자가 되자!!


늙어서 힘든가????? 쿨럭.


여튼, 이렇게 예쁜 뒷모습을 핸펀 바탕화면으로 설정해두고 또 바디 모델로 삼자, 라고 해놓고선 어제 필동면옥에 가서 여자 셋이 냉면 각 1그릇에 제육, 만두, 소주를 시켜 먹었다. 다이어트는 아무래도 휴가 끝나고 다시 시작해야 겠다. 당장 다음주 수요일부터 휴가인데, 휴가 중에 다이어트 하고 싶진 않아....( ")


싫어! 쳐묵쳐묵할거야!!




어제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연애를 참 잘하고 있구나, 하고. 우리 사이엔 아주 먼 거리가 있는만큼 힘들고 지칠 수도 있는데, 힘들고 지치지 않은 채로 잘 해오고 있구나, 하는 생각. 내 사정을 아는 친구들은 내가 정말 힘들거라고 내가 정말 슬플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나는 친구들이 생각하는 만큼 힘들거나 슬프거나 하진 않다. 물론 순간순간 이럴 때 가까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당연히 들지만, 그렇다고 전반적으로 내가 '그가 거기 있음'에 대해서 우울하거나 외롭거나 하진 않다. 어쩌면 내가 이런 식의 연애 방식에 잘 맞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매일 만나는 게 아닌 만남이라든가 오랜만에 만나 최선을 다하는 방식 같은 거. 이게 어쩌면 이럴 수밖에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현재의 이런 연애에 대해 나로서는 뭐, 괜찮은 거다. 그런데 왜 내 친구들은 이게 힘들거라고 생각할까, 나는 괜찮은데? 하고 곰곰 생각해보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롱디와는 좀 다르기 때문일 거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롱디 커플은 가까이 두고 서로 사귀다가 멀리 떨어지게 되는데, 그래서 있다가 없어지니 허전하고 보고싶고 거리가 멀어 안타깝고 초조하고 뭐 여러가지 감정이 생기는건데, 우리는 사귀다 떨어지게 된 게 아니다. 우리는 떨어져있다가 사귄 케이스라 애초에 우리가 서로 멀리 있음을 알고, 멀리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시작된 관계라 딱히 지치지 않은 채로 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아직까지도 나는 내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은 게, 멀리 있는 그에게 내 감정을 표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거다. 이건 그러니까, '이 남자랑 어떻게 해보겠다' 라는 생각으로 한 건 아니었다. 그가 거기 있는데, 이렇게나 먼 데 있는데,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데, 아낌없이 표현하자, 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그러다보니 그가 나를 보러 오는 때가 오고. 우히히. 역시 사람은 간절히 원하면, 그걸 이루기 위해 뭐든 하게 되는 것 같다. 내 몸이 그쪽을 향해 움직인달까. 


앞으로도 계속 지치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지금은 이걸 잘하고 있고, 또 지금 생각하기에는 앞으로도 잘 할것 같긴 하다. 그렇지만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니 내가 혹은 그가 어느 순간 지쳐버릴 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가 거기 있어도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자고 또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며 잘 지내고 있다. 그 역시 마찬가지. 그는 지금 그의 일상을 충실히 살고 있다. 나는 이런 나라서 그에게 다행이다 싶고, 그가 그런 그라서 또 나에게 다행이다 싶다. 나만큼 그에게도 이런 타입이 잘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되었으니 또 거기에 맞게 적응해가는 게 더 클테지만, 나는 우리가 멀리 떨어져서도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흡족하다. 간혹, 아쉬운 점들 때문에 시무룩해지긴 하지만(그런 게 없을 순 없다), 전체적으로는 꽤 잘 해내고 있다. 스스로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뭔가, 내가 되게 멋진 여자가 된 것 같았다. 참 사람이...뭐랄까......근사하다. 이건 내가 나에게 하는 칭찬이다.



그래서말인데, 내가 근사한 여자이니만큼, 나에게 명품지갑 하나 쯤을 선물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어제 만난 여자사람친구1 이 남친으로부터 선물 받은 지갑을 보여줬는데, 와, 완전 마음에 드는 거다. 처음 딱 봤을 때 '예쁘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닌데, 손에 쥐는 순간 그 가죽의 부드러움!! 마치 한 4~5년간 손에 길들여진 것 같은 그 익숙한 부드러움이 완전 짱 좋은거다! 아, 이래서 명품은 다르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게다가 지퍼를 열고 안을 보니 수납도 잘 되어있고, 핸드폰을 넣어보니 쏙- 들어가서, 외출할 때 이거 하나만 들고가도 좋겠구나 싶은 거다. 사실 이 브랜드의 가방을 예전부터 하나 사고 싶긴 했지만, 무슨 몇십만원 대도 아니고 몇백만원 대라서 감히 엄두도 못내고, 그저 아, 이런 가방이 존재하는구나 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지갑 정도면...노려볼만 하지 않나? 할부로 긁는거야.... 

내가 본 어제 친구의 지갑은 이것. (색상은 다름)


http://www.mulberry.com/shop/accessories/purses/tree-zip-around-wallet-oak-natural-leather



내가 그래도 명색이 차장인데, 응? 이정도 지갑쯤은 가져도 되는 거 아니야? 응? 굳이 사겠다면 할부로 사야하는 게 함정..이정도의 가격을 일시불로 지불할 순 음슴.


아, 저 지갑 너무 갖고 싶다. 그런데 똑같은 걸 친구랑 함께 들고 다닐 순 없으니, 다른 색상으로..(응?), 아니면 살짝 다른 디자인으로...흐음. 아니면 비슷한 재질과 디자인의 다른 브랜드로.... 아, 진짜 저 지갑이 어제부터 계속 눈앞에 아른아른한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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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6. 08:57

어제는 회사 끝나고 e 양과 갈비찜에 소주를 마셨다. 원래 계획은 장충동평양면옥에서 평냉과 제육 그리고 소주를 함께 하는 것이었는데, 더운데 덥다덥다하며 찾아간 장충동평양면옥은 문을 닫았더라. 아, 여기 매달 두 번 월요일에 문 닫는 것 같았는데...어제는 아예 까맣게 잊었다. 헐..하며 어쩌지...하다가, 오랜만에 스커트를 입고 와 신발 벗는 곳에 들어가 앉는 건 불편하다는 e 양의 말에, 우리는 테이블 자리가 있는 함경면옥엘 갔다. 그래서 갈비찜과 소주를 시켜두고 먹었다. 소주 한 병, 맥주 한 병을 마시고는 집에 돌아왔는데, 남동생이 안방에서 에어컨 틀고 같이 자자는 거다. 그래서 그러자, 했다.


우리집에는 거실에 에어컨 한 대, 안방에 한 대가 있다. 거실엔 큰 게 있고 안방엔 작은 게 있는데, 식구들이 적게 있으면 안방에만 하나 틀어두고 그 안에서 시원함을 느끼는데, 실상 거실과 안방에 다 틀어두어도 남동생방과 내 방이 시원해지지는 않는다. 암튼 어제는 더워서 그러자, 하고는 이불을 깔고 안방에 둘이 저만치 떨어져 누웠다. 더워 옆에 눕지마 내 산소 누나가 다 가져간다, 라고 해서 알았다 하고 저쪽에 누웠는데, 몹시 피곤했던 나는 눕자마자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 남동생한테 발로 까임을 당해서 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 좀 골지마 시끄러워서 못자겠네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너무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 그래 내가 코 많이 골았니? 하면서 다시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을 잘 못잤다는 남동생에게 '내가 계속 코골았어?' 하자 그렇진 않았다고 했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뭐냐.



엊그제는 B 로부터 술마신 다음날 입냄새 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는 그러니까 술마시고 코골면서 자고 다음날 입냄새 겁나 풍기는 그런 캐릭터...구나..... 하아- 더럽고 시끄러운 캐릭터야....



나는 B 랑 같이 있는 동안 막 다정다정했던 거 떠올리고, 같이 와인 마시던 거 기억하고, 노래 들었던 거 떠올리면서 막 그리움그리움 잠겨있는데,  B는 내 입냄새나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세상은 뭐징?

뭘깡?

왜 추억은 다르게 적힐깡?


우리는 매일매일 술을 마셨는데 그러면 나는 매일매일 냄새나는 뇬이었어.....................냄새나는 시끄러운 ..............................



B는 나에게 아저씨같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내가 밥먹으면서 꼭 술을 마시고 술냄새나고 ............나는 왜 아저씨 같을까? 왜 총각 같지 않을까? 이왕이면 미청년 정도 꽃청년 정도이면 좋을텐데. 근데 아저씨같다는 말 듣고 생각난 게, 술 마신 다음날 꼭 땀 빼고 싶어져...............나 진짜 아저씨 같아................나의 본질은 아저씨인가?

아니다, 무릇 아저씨란 건 직장 생활에 찌들어 술을 퍼마시면서 다음날 피로를 땀빼며 푸는 그런 캐릭터인데, 그게 '아저씨'라서가 아니라 이 땅의 아저씨들이 대체적으로 그런 삶을 살아서 그런 게 아닌가. 나라고 다를 게 무언가. 나 역시 직장생활에 쩔어 있고, 그걸 술로 풀고, 또 술로 쌓인 피로를 다음날 땀 빼며 풀고 싶은 건데. 이건 그냥 직장생활에 쩐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이 아닌가. 내가 직장생활을 그러니까 벌써 십오면쯤 했는데, 그러면 이렇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삶은 이런 것이 아닌가...



암튼 남동생아 어제는 미안. 오늘은 그냥 내 방에서 잘게. 어차피 안방에선 아버지 주무실테니.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근 남동생이 내 통장에 입금했다고 메세지 보냈다. 생축 이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은 동생이다. 코 곤다고 누나 발로 까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앗싸~ 안그래도 어제 갈비찜 먹고 통장이 텅텅 비어 월급날까지 어떻게 사나 했는데 입금됐다. 꺄울 >.<


고맙다, 너는 좋은 동생이다, 라고 답을 보내니 이런 문자가 도착했다.


<훙청망청쓰지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지가 무슨 오빤줄 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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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5. 8. 4. 22:49

​생일선물로 무얼 사줄까 묻는 친구들에게 현대백화점 상품권을 달라고 했다. 지금 딱히 갖고 싶은 다른 것들의 리스트는 없고, 나는 그저 반지를 새로 갖고 싶어서...친구들은 모바일로 상품권을 보내주었고(아직 생일도 아니지만 ㅋ), 나는 받자마자 어제, 백화점에 달려갔다. 끼고 있던 반지를 빼서는 빠진 알맹이 박아달라 말하며 A/S 접수를 하고, 반지를 하나 새로 살건데요, 하며 진열되어 있는 반지들을 몇 개 껴보았다.


지금 착용중이던 보라색 반지를 살 때도, 사실 실처럼 얇은 반지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갔었다. 친구 J 가 자신이 끼고 싶어 샀노라, 며 고가의 반지를 낀 손을 보여주었을 때 너무나 예뻤기 때문에. 나도 저렇게 얇은 반지를 사서 끼워야지, 참 예쁘구나, 했다. 다만, 나는 '다이아몬드는 아닐것'을 지키자고 생각했다. 그러니 가격은 저렴해질 수 있었는데, 막상 매장에 가서 눈에 띄는 얇고 가느다란 반지를 껴보니, 헐, 미운 게 아닌가! 반지는 예쁜데 반지를 낀 내 손이 미워!


같이 갔던 여동생이 그때, 이 보라색 반지를 껴봐라, 고 권했고, 얇은 걸 끼고 싶었던 나는, 이건 별론데, 하면서 껴보았다가, 오오, 여태 낀 것 중에 이게 제일 예쁘네, 하며 그 반지를 골랐던거다. 여동생도, 이게 예쁠 것 같아서 껴보라고 한거다, 라고 했었다.


그리고 어제. 

이번만큼은 얇은 걸 도전하리라, 나도 얇고 가느다란 실반지를 내 손가락에 끼울거야, 라고 생각했다. 크고 화려한 거 해보았으니, 이번엔 소박하고 심플한 걸로 도전해봐야지, 하고. 그렇지만 그렇게 진열되어 있는 얇고 심플한 반지들을 손가락에 넣어보니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또다시 찾아오는 절망 ㅠㅠㅠㅠㅠㅠㅠㅠ 어째서 반지도 잘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가 있는 걸까? 얇은 반지를 낀 내 손가락은, 사람 손이 아니라 진짜 돼지 발같이 보였다. 족발에 반지 끼운 것 같은 착용컷이 나와 ㅠㅠ 그런데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화려한 걸 껴봤더니 아, 이게 확 어울리는 게 아닌가. 매장 직원분도 이 반지가 손에 맞네요, 한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내가 봐도 그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이 반지를 살거다, 뭘 끼워봐도 이 반지가 제일 잘 어울린다, 라고 말해서 결정하고서도, 미련을 못버리고, 몇 개 만 더 끼워볼게요, 하고 다른 얇은 반지들도 껴봤다가 이내 다 뺐다. 다시 족발이 ... ㅠㅠ


그래서, 결국!! 또다시!! 화려한 반지를 사고야 말았다. 이건 내 손에 좀 사이즈가 큰데, 내 손에 맞는 사이즈는 지금 오스트리아에 딱 하나 재고 있다며, 이걸 오더 넣을까요? 한다. 그럼 오스트리아에서 오는 시간이 걸릴텐데, 나는 지금 당장 끼고 싶어!! 하아- 손에 맞는 걸 끼는 건 중요하지만, 나는 지금 당장 끼고 싶은데..하자, 매장 직원분이 좀 큰 반지를 약간 줄여주셨다. 그냥 손으로 밀어서 가능했고, 이게 맞닿아 있는 원이 아니라 또 가능했다. 그래서 사고 싶었던 어제 바로 샀고, 바로 착용! 

또다시 화려한 걸 하게 됐다는 것 말고는 마음에 든다. 예뻐 >.<

친구들이 보내준 상품권으로는 금액이 모자라서 내 돈 65,000원을 보태야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암튼 무척 마음에 든다. 내 손가락 마디 중에서 아랫마디가 되게 짧아서 이정도의 착용컷 밖에 안나오는데, 조금만 더 길었어도 예뻤을텐데 ㅠㅠ 조금만 더 길었다면, 하긴, 얇은 반지도 소화할 수 있었겠지....


암튼 그래서 아래 사진이 내가 어제 산 반지다. 내 반지는 내가 산다!!




손가락아, 조금만 더 길어주지 그랬어.. Orz



그런데 어제 쇼핑하고나서 너무 웃겼던 게, 나는 진짜 쇼핑하는 데 시간 들이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 다른 매장 가서 다른 반지 뭐 있나 둘러보고 이런 거 절대 안하고, 그냥 간 매장에서 보고 바로 결제. 다른 매장 돌아보질 않음..아...... 진짜 쇼핑 편하게 하는 시스템의 여자사람인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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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