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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7.06.13 아이패드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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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7.06.01 2017년 6월 1일 2
2017. 6. 15. 14:45

호르몬 진짜 신기하다.

지난주까지만해도 나 스스로 너무 예뻐보이고 그래서 막 셀카 찍고 피부도 열나 꿀피부고..엄마한테 만져봐, 만져봐 이러고 그랬는데, 그래서 아아, 나는 사십대에 꽃피는 미모인가, 사십대에 한창때가 되는 것인가, 그랬는데,


이번주부터는 진짜 세상 못생겼고, 피부 너무 개똥같고, 너무 개똥같은 피부라 필링젤도 쓰고 팩도 했는데도 계속 개똥같고, 어제는 밤에 세수했는데 피부가 막 울긋불긋하고 아아, 너무 지랄같은 것이여.

게다가 엊그제는 회사에서 점심 먹고 졸기 시작해서 퇴근할 때까지 졸았어... 

오늘은 계단 내려가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 ㅠㅠㅠㅠㅠㅠ 

방금 우먼스 타이레놀 먹었는데, 아아, 호르몬 뭘까....뭘까..... 삼겹살 먹고싶은데, 그보다 더 큰 마음으로 자고 싶다. 지금 정신 차리고 있기가 너무 힘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호르몬 뭘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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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15. 11:06

- 아... 오늘 나의 서재에서 딥빡인 댓글을 받았다. 댓글의 뉘앙스나 내용으로 보자면야 지난번에 피우진 책에 달린 댓글들과 별다를 바 없는 글이었지만, 문제는 저 댓글을 쓴 사람이 나랑 '아는 사람'이라는 데 있다.




미쳤나 진짜... 항상 저 이름으로 댓글 다는 남자 알라디너인데, 사실 알라딘에서 다른 활동을 하지도 않고 다른 데 댓글을 달지도 않고, 오래전부터 나한테만 와서 댓글 달고 있다. 계기는 생각나지 않지만 나랑 연락처도 주고 받아서 몇 번 안되긴 하지만 문자도 주고받는 적도 있고, 내가 일자산 간다는 걸 알고는 일자산에 다녀온 적도 있다고 했다. 며칠 전에는 술마시자고 했지만 마시지는 않았고, '언젠가 한 번은 만나볼 수도 있겠지?' 정도의 생각은 있었는데, 아, 저 댓글 받고 진짜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졸라 싫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페미니즘은 나의 남자 거름망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남자를 하나씩 둘씩 걸러냅니다...

야, 군대 여자도 갈 수 있게 법 고치자고 한 게 여자야 이 개또라이야... 내가 주야장천 얘기했는데. 그리고 어디 페미니스트한테 페미니즘 인정하겠다는 빻은 소릴해. 아 이 지저분한 한남. 내가 너한테 '인정'받아야 하냐? 와 진짜 너무 개빡침이 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이 안되는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페미니스트가 되어 활동하라고 까진 안하겠지만, 페미니스트가 하는 말 잘만 쳐들어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애정같은 거 1도 없었지만, 애정이 100 이었어도 완전 차갑게 식었을 것 같다. 와..... 어디 계속 페미니즘 공부하는 사람한테 와서 개소리야...... 앞으로 만날 일 1도 없겠다. 저런 생각 가지고 나한테 저런 댓글 다는 사람을 만날 뻔 했다니...아...... 식은땀 난다. 안녕...잘가.........




- 어제 요가는 와 세상 힘들었는데, 중간 이후부터는 자세가 되는 게 하나도 없어서, 와 진짜 나 못한다 하고는 스스로 웃음이 터져버렸다. 참으려고 하는데도 웃음이 터져버려...인생..... 끝나고나서 선생님께 '저 너무 못해서 웃음이 터지네요' 했는데, 중간중간 선생님이 내 자세 봐주고 엉덩이 잡아주고 하는데도 자세가 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세상에서 가장 못하는 줄 알았더니 지구에서 가장 못할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가 하면서도 웃고 샤워하면서 웃고 샤워하기 전에 너무 웃겨서 대기실 소파에 앉아서 키득키득 웃었다. 그리고 요가학원 나오면서 이걸 누군가한테 너무 말하고 싶어서 여동생한테 연락했는데 애들 재우는 중이라고 해서 통화를 못하고 엄마한테 전화했다. 엄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요가 너무 못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고 집에가서 닭강정 먹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맥주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고도 씅에 차질 않아 친구에게 전화해서 내가 얼마나 요가를 못하는지를 조잘조잘 떠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계속 웃음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 뭘까? 요가 뭘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왜 요가를 한다고 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참나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전날 요가로 너무 힘이 들어 하루 쉬어야지 생각했고, 그래서 시장에 들러 닭강정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갔다. 어제 요가는 저녁 팔시부터 시작하는 거였는데, 집에 가니 칠시이십분이 좀 넘어있었고, 나는 닭강정을 하나도 안건드리고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요가를 갔다. 가면서도 '나 안갈라고 닭강정 사왔는데, 소주랑 먹고 싶은데' 이런 생각하고 ㅋㅋㅋㅋㅋ그러면서도 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뭘까? 인생은 철학이여... (응?)


요가 5년차인 여동생은 최소한 5개월은 하라고 했고, 자신이 몸에 변화를 느끼기 시작한 건 3년 째부터라고 했다. 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달만에 ... 안되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생..뭐지..요가..뭐지..인생은 철학이여.......나는 이런 요가를 계속 할것인가....어쩔것인가...

한 달안에 다리 찢는게 목표였는데... 아아, 지금은 살아남기, 버티기가 목표가 되어버렸어...

하아..

삼겹살 먹고싶다..

삼겹살 먹고싶다..


금욜엔 요가 안가고 집에서 삼겹살 궈먹을까...


그나저나 나 요가 시작한 후부터 무슨 요가일기를 쓰고 있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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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14. 08:56

- 나는 개인적으로 트윗을 통해 알게 되는 것도 많고 또 내 타임라인의 글 보는 것도 다 너무 좋은데-마사 누스바움의 인터뷰를 트윗이 아닌 어디에서 알 수 있단 말인가!-, 가끔 혐짤에 노출될 때는 당황스럽다. 그런 짤이 올라올 것은 당연히 예상못하고, 올리는 본인들은 그것이 혐짤이라는 인식이 없는 것 같다(그러니까 올리겠지 ㅠㅠ). 그 사람의 다른 트윗이 싫다거나 하면 그 사람을 차단하면 그뿐이지만, 또 그렇지도 않아서, 그 짤 하나만 어떻게 안보는 방법 없나... ㅠㅠ 어제도 오늘도 각기 다른 사람이 보기 힘든 사진을 올리거나 리트윗해서 내가 괴롭다 ㅠㅠ



- 어제 요가는 진짜 드럽게 힘들었다. 빈야사 요가였는데, 하아, 선생님은 숫제 내 개인트레이너처럼 내 옆에서 내 자세 봐주고 교정해주고 그랬는데, 그랬다는 건 내가 어제 수강생들 중에서 제일 못했다는 소리다. 

하아. 한 동작 한 동작 끝날 때마다,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는데 저절로, '아이고..' 소리가 나왔다. 

수업을 마치고 샤워를 하는데, 아아, 나는 요가랑 안맞아, 나는 요가를 너무 못해, 하면서 자존감이 개박살 나버렸고, 이제 요가 그만두겠다고 울고 싶은 심정이 된 것이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배가 고픈데(물론 저녁을 먹었지만, 요가하고 나면 또 배고프다), 엄마가 토마토 먹으라고 하시는데, 진짜 뒤도 안돌아보고 뻗어버렸다. 잠깐 눈뜨니 열두시가 다 되어 있었고, 또 눈뜨니 두 시, 또 눈뜨니 네 시... 하아- 힘들어. 아침에 진짜 온 몸이 힘든데, 아직 근육통은 없지만, 내 생각엔, 이따 퇴근 무렵이 되면 근육통 쩔 것 같다.... 오늘은 요가 안가고 하루 쉬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름 화, 목, 금만 가자... 생각중인데, 목요일 테라피 시간이 세상 좋다. 아주 힘들지도 않고, 어제나 금요일처럼 땀지랄 하지도 않고, 릴렉스 해져... 그렇다고 아주 안힘든 것도 아닌.... 패턴을 화, 목,금으로 맞춰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히잉, 금요일 너무 힘든데... 하고 또 빠지고 싶은 이 마음...


금요일 선생님은 너무 좋지만 너무 빡세고, 어제 선생님도 너무 좋지만 어제도 빡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요일 사랑해 ㅠㅠㅠ목욜 선생님 제일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근데 어제 선생님도 좋아... 어쩜 이렇게 다들 예쁘고 좋지? 



- 오늘 아침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k 를 만났는데, 잘만났다, 커피사줄게, 하고는 스벅에 가 커피를 사주었다. 그런데, 오, 매장 직원도 예쁘고 좋아. 세상엔 좋은 여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



- k 는 요즘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개인적인 일인데, 이 과정에서 말을 들어줄 사람이 나밖에 없고, 그래서 종종 내게 토로하며 분노하고 울고 그런다. 연달아 쏟아지는 k 의 고단한 인생살이를 듣노라면, 나는 내 얘기를 하기가 조심스러워진다. 내게서 나쁜 기운, 힘든 얘기가 나가는 것도 싫지만,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내 기쁜 계획 같은 거 알리는 것도 조심스러워지는 거다. 내가 막 그대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해도 될지, 그게 맞는 걸지, 그걸 '얘 앞에서 하지말자' 하는 게 나을지, 잘 모르겠다. 나는 자꾸 k 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어하는데, 그 고단한 인생에서 빠져나오려면 답이 있어야 하니까, 그렇지만 내가 이건 어때, 이렇게 하면 어때? 얘기해도, 그것은 k 가 선택할 수 없는 방법이라는 말만 돌아온다. k 는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긴한걸까? 어서 그 고단한 삶에서 다른 기쁨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내가 생각하는 방법은 다 유효하지 않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저대로 그 삶속에서 허우적대게 두면 안될 것 같은데...



- 작년 10월에 입사한 막내는 도무지 발전이 없다. 일머리도 없고 일센스도 없다. 보쓰로부터도 스트레스 받는데 아래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도 있어서 진짜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이러면 안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아 진짜 멍청하다, 멍청한 거 너무 싫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ㅠㅠ 일머리 없고 일센스 없는게, 반 년이 지나도 전혀 발전이 없는 걸로 연결되고, 이건 뭐 몇 년 후에도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어제는 이 모든 게 저 아이의 작전일까? 설정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일부러 저러나...일부러 멍청한 척 하나?? 상사된 입장으로서 부하직원들에게 소리지르고 싶지도 않고 화내고 싶지도 않은 게 내 솔직한 심정인데, 여태 그러고 잘 지내왔지만, 이 직원에게는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짜증내며 말하게 되는 것 같다. 괴로워... 이게 그동안의 좋은 직원들 다 내보내고 보쓰가 직접 면접 봐 뽑은 직원의 현실이다. 보쓰 새끼, 지 혼자 잘난척 졸라 해대더니... 




집에 가고 싶으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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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13. 08:44

- 5월 초에 한 기업으로부터 원고를 청탁 받았다. 자기네 사보에 들어갈 원고를 써달라는 거였는데, 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 써본 적이 없으므로, 흐음, 쓸 수 있을까? 그냥 거절하는게 낫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원고료가 20만원이라는 말에, 냉큼 쓰겠다고 답했다. 내가 글로 돈을 벌 수 있다니! 하면서 수락한거였는데, 아아, 주제는 에어컨 이었고, 나는 에어컨에 대해 쓸 말이 1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마감날 되면 뭔가 써지겠지, 하고 내버려두다가, 마감에 임박해 다다닥 써서 보내면서, '어어, 이거 까이겠다'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보내자마자 연락이 왔다. 에어컨에 대해 써달라고 했는데, 이건 에어컨이 등장만 할 뿐이지, 에어컨에 관한 글이 아니라고, 다시 써달라는 거였다. 너무 부끄러웠던 나는 알겠다고 했는데, 아아, 정말이지 어떻게 고쳐야할지 모르겠는거다 ㅠㅠ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어떻게든 써서 보냈는데, 글이 너무 부끄러운 거다. 또 까이진 않을 것 같은데, 그렇지만 못써서 스스로에게 너무 부끄러운 글. 그래서 그 때 알았다. 아아, 나는 주제와 분량을 정해주면 글을 쓸 수 없는 사람이구나...난 내버려둬야 되는 사람이야...


그리고 오늘, 그 사보에 실린 내 글을 확인했다. 나한테 허락을 받긴 했지만, 본문 중에 내가 '에어컨을 샀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걸 자기네 상점에서 산 걸로 바꾸겠다고 했다. 나는 그러라고 하면서, 아아, 그것은 나의 글쓰기 신념에 위배된다, 싶었던 거다. 이것도 두고두고 걸렸는데, 자기네 형식에 맞춰 글에 약간 수정을 가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는데, 아아, 오늘 약간 수정된 글을 보니 부끄럽고 또 부끄럽고 계속 부끄럽고...아아, 내 글쓰기 인생에 흑역사로 남을 것 같다. 원고료가 들어오겠지만, 아아, 나는 기쁘지가 않아 ㅠㅠ 앞으로는 돈 준다 그래도 수락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쓰기 전에는 사보 나오면 온라인에 캡쳐해 올려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나온 사보를 읽어보니 중2가 써낸 글짓기 같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누가 이거 볼까봐 너무 겁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의 흑역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프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위에는 며칠전에 써둔 글이고) 어제 엄마가 물었다. 참, 너 그 사보에 실린다는 글 실렸니? 하고. 그래서 응, 하니 돈은 들어왔니? 물으신다. 아니...그건 어차피 6월 말 전에 준다고 했어. 라고 말했는데. 엄마한테도 말했다. 엄마, 내 글쓰기 인생의 흑역사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못써서 누가 볼까봐 미치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고. 그랬더니 엄마가, 야, 너 이제 그런 글 쓰지마, 하셨다. 쓰기 전에 스트레스 받고 쓰고 나서 또 스트레스 받는데 왜 쓰냐고, 쓰지 말라고. 아아, 나는 이제 이런 글 청탁을 받으면 거절하겠다. 나는 이런 식의 글을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ㅠㅠ 사보에 실리는 글도 못쓰는데, 미쳤나봐, 경향신문에 칼럼 쓸 생각같은 거, 잠깐이지만 왜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돌았어 돌았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엄마가 홈쇼핑을 즐겨보시고, 거기가 저렴하다고 자꾸 거기에서 바지를 주문하시는데, 주문할 때마다 나 아니면 남동생 시켜가지고 진짜 짜증남 ㅠㅠ 그리고 열 번 사면 한 번 만족하고 나머지 다 반품이라, 엄마 어차피 마음에 안드는데 그냥 옷가게 가서 입어 보고 사!! 라고 해봤지만, 옷가게는 비싸잖아, 하면서 홈쇼핑을 포기를 못하신다. 며칠전부터 당신 핸드폰에 씨제이몰이며 현대몰이며 다 앱 깔아달라 하시는데, 깔려고 보니 핸펀 용량 부족이란다. 지울 수 있는 앱은 쓰는 앱이고, 안 쓰는 앱은 지울 수 없는 이미 깔려진 앱이야. 삼성 핸드폰 개구리다고 어제 막 내가 욕을 하고, 그런데 SD 카드는 용량 많던데 어떻게 받는지 모르겠고 시부럴 완전 짜증이 나가지고 이걸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가 앗! 또 나의 천재적인 문제 해결 방법! 내 아이패드를 엄마 쓰라고 주기로 한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차피 내 방구석에서 밧데리만 닳고 있던 나의 아이패드... 엄마, 나 이거 여행갈 때만 가져가니까, 이거 엄마꺼다 생각하고 써, 하고는 충전방법 알려주고, 다 충전시켜 놓은 다음에 사용방법 알려드렸다. 이거 핸펀보다 화면도 크고, 게다가 엄마가 깔고 싶어 했던 앱 다 이미 깔려있어, 라고 하면서 드렸다. 엄마 넘나 좋아하심. 그런데 엄마 드리기 전에 아뿔싸, 잽싸게 트윗에 들어가서 알림 해제하고 또 알림 설정되어 있는 거 다 해제했다. 


이게 아이폰하고 연동이 되어 있어서 일전에 B 가 나 만나러 한국에 오면서 어머님께 심심하면 이거 보시라고 아이패드 드리고 왔다는데, 문자메세지 연동을 해지를 안하고 온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우리가 문자로 한국에서 나눈 대화를 어머님은 호주에서 다 보고 계셨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가 뭐 별 대화를 안했고 ㅋㅋㅋㅋㅋㅋㅋㅋ모르겠다 무슨 대화를 했는지. 어쨌든 그러다보면 프라이빗(?)한 대화도 있었을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그거 생각나서 부랴부랴 알림해제한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그거 무서워서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아이패드는 문자메세지 연동을 애시당초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맥북도 마찬가지. 아무튼지간에 그러고나서 엄마를 어제 드렸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긴게 ㅋㅋㅋㅋㅋㅋㅋ충전되자마자 엄마 아이패드에 초집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을 못차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동생이 야, 엄마 큰일났다 어떡하냐,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 가져, 라고 말하면서, 근데 그거 바깥에 가지고 나가지마, 라고 했더니 엄마가 '비싼 거야?' 물으신다. 어, 엄청 비싼거야, 집에서만 해, 라고 말씀드렸다.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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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12. 08:21

​- 5월에, 한달 내내 우울하고 다운되어 있었던 그 때에, 아주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나를 찾아온 것 같지만 또 그 모든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도 같다. 의욕이 없어서 꼼짝도 하기 싫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대로 푹 퍼져버릴 게 무서워 나름 먹는 걸 조절하자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이틀 저녁을 연달아 샐러드를 먹었는데, 아, 너무 우울한 거다. 반드시 그 달의 의욕없음과 우울함이 샐러드로 저녁을 대체한 것 때문은 아니겠지만, 샐러드로 저녁을 대체한 것이 이 우울의 요인중 하나이기도 했을 터다. 운동하기 싫은데, 운동도 안하면서 막 먹을 순 없지 라고 생각해서 저녁으로 샐러드 먹었다가 기분과 기운은 더 다운된 것. 엄마, 나 다이어트 너무 싫어, 우울해질 것 같아, 라는 얘기를 닭다리를 들고 하노라니, 대빵이는 내게 '지금 그게 닭다리 들고 할 소리냐!' 라고 했고, 나는 우울해지지 않기 위해서 치킨을 먹는거야..라고 답했더랬다.


나는 정말로 먹는 걸 좋아하고 먹는 데에서 큰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라, 이것이 제대로 안될 경우 너무 우울해지는 거다. 그래서 아아, 안되겠다, 먹자, 라고 생각했고, 먹을 거면 운동을 해야하는데, 너무 하기 싫으니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자, 라고 생각해서 요가를 시작한 거였다. 요가를 시작하고 나니 세상 행복해진 게, 요가를 한다는 이유로 내가 저녁을 샐러드 따위로 먹지 않을 수 있다!! 는 거였다. 아하하하하. 물론, 요가를 하면서 샐러드를 먹으면 살이 쭉쭉 빠지기도 하겠지만, 나는 그런 삶을 살 수 없어! 그렇게 살지 않을거야! 일단 다이어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운동하고 안 먹는 게 답이다. 이것은 정답이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가는 사람이 우울해서 죽는다. 그러니 그 다음 방법은,


1. 운동 안하고 안먹는다.

2. 운동하고 먹는다.


가 있고, 나는 1을 하려고 했더니 초우울해지는 사람이라, 그나마 내게는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2번을 선택한 것이다. 내게는 1보다 2가 잘 맞고, 이것이 내 우울해소에 조금 도움이 된다. 어쨌든, 요가 가기 전에 밥을 먹어야 하고, 나는 그렇게 회사 끝나고 늘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대빵이는 내가 아직도 샐러드를 먹는 줄 알았다가 큰 충격을 받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난 수요일, 회사에서 뛰쳐나가고 목요일에 다시 보란듯이 회사에 나갔더니 안부를 물어왔다가, 너무 잘먹는다고 내게 잔소릴 하고 싶은데, 대신 방긋 웃으며 나를 질타한다 ㅋㅋㅋㅋㅋ


하하하하하.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나 잘먹어, 그리고 나는 잘 먹는 내가 좋아. 한참 식욕이 없었었는데, 입맛도 없었는데, 나는 식욕 없을 때의 내가 너무 싫더라. 뭔가 사는 게 사는 것 같질 않은 거다. 나는 잘 먹는 나를 내가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걸 알았고, 그렇게 뭐든 잘 먹고 식욕이 생생할 때, 살아있으면서 행복한 순간을 찾는 걸 더 잘해낸다는 걸 깨달았다. 식욕이 없으면 세상은 잿빛이고 아무것도 행복한 게 없어...


주말에 집에서 외출전에 케이블 돌려보다가 [3대천왕]인가 하는 먹방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메인 엠시로는 '이시영'이 있었다. 내가 본 게 작년 연말방송 분이었는데, 엠시를 맡고 처음으로 먹방을 찍는다는 거였다. 그래서 홍대 함박스테이크 집에 가서 주문해서 먹는데, 와, 이시영 너무 예쁘다. 되게 건강하달까. 젊은 시절에는 연말에 어떤 옷을 입을까를 고민했고 그렇게 친구들과 놀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새해를 호프집에서 맞이하는 게 너무 싫었다는 거였다. 그 후에는 '새해를 어떻게 잘 맞을까' 싶어서 생각하다가, 새해에도 계속 운동하는 내가 됐으면 좋겠다, 는 심정으로 12월 31일 밤 11:30에 체육관에 간다고 했다. 거기에서 1월 1일을 맞는다고. 자기에겐 그게 너무 의미있다는 거였다.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먹는 걸 또 좋아하고 잘 먹더라. 아아, 뭔가, 롤모델 같은 거야...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거. 그런 것이 후광이 되었는지, 이시영이 세상 예뻐 보이는 거다. 궁극적으로는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운동 열심히 하고 먹는 것도 잘 먹는 사람. 아, 이거 너무 최고인 것 같으다...



- 친구 커플이 이별을 했다. 나는 그들의 시작부터 보아왔고, 그래서 뭔가 내가 이별한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 처음, 사귀자마자 설레이고 떨려서 어쩔줄 몰라했던 것까지 내가 다 봐왔는데... 지금은 어딘가 지쳐버린 그 모습이 안타깝다. 새삼,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실감한다. 


토요일에 D 를 만나 술을 마시면서 그런 얘길 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거 쉽지 않은 일인데, 진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인생에서 드물게 일어나는 일인데,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는데, 그런데 왜 그런 기적 같은 일을 만나고나서 그저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없는걸까, 하는 얘기. 어느 책이었지, 누가 그랬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건 기적이라고 했고, 나 역시 거기에 동의하는 바다.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그 둘사이에 싹튼 그 사랑만으로 관계가 유지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 대단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너와 나 사이에 생겼는데, 그런데 왜 그것만으로 우리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할 수 없는걸까? 왜 거기에,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별을 결정하게 만드는 다른 것들이 끼어드는 걸까. 아, 너무 어렵다. 그리고 너무 안타깝다. 




- 남자1을 앞으로 뭐라고 불러야 하나, 자주 등장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내가 자꾸 일기에 남자 1 여자1 이렇게 쓰니까 시간이 지나면 누군지를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이름을 붙이는 건 중요하다. 편의상 나무 라고 해야겠다. 나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아, 호칭 뭐로 하지, 생각하다가 한국 소설에서 이름에 대한 해프닝이 생각난 거다. 그 소설 제목이 뭐였더라. 어쨌든 여자는 카페 주인이고 남자는 알바생인데, 이 알바생의 이름이 '남우'인거다. 남우란 이름이니 부르면 나무로 들리긴 하는데, 여주는 이 남자 이름을 그냥 애초에 '나무'라고 부르는 거다. 여자는 그가 알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어느 자리에서, '그 사람은 저를 나무라고 불러요, 제 이름은 남우인데요' 뭐 이런 식의 말을 하는 거다. 갑자기 그 생각이 똭 나는데, 그 소설은 제목이 뭐지? [낙타] 였던가... 청회색 표지였는데..


어쨌든, 나무군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고 토요일이면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여러권 읽으면서 보내는데, 그중에는 페미니즘 관련 도서도 많다. 아마도 나보다 더 많이 읽지 않았을까 싶은데, 안타까운 건 그의 주위에 책읽는 사람이 1도 없고, 페미니즘에 관련해 얘기를 나눌 사람도 1도 없다는 거다. 지난 토요일도 아침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페미니즘에 관련된 의문과 질문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던 그는, 불쑥, 내게 말을 걸었다. 사실 책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을 때도 말을 걸긴 했는데, 이 페미니즘에 관련된 질문을 받으니 나는 덜컥 겁이 났다. 내가 제대로 답해주지 못하면 어쩌나, 내가 잘못된, 혹은 틀린 답을 말하면 어쩌나, 싶은 거다. 그래서 그에게 어떤 정해진 답을 얘기하기 보다는, 같이 고민하는 대화가 되는 거다. 이러면 어떨까, 이래서 그런 게 아닐까, 하고. 그런데 그렇게 '이런 거야' 라는 답 대신에, 이런 건 아닐까, 라고 같이 고민하는 식의 대화를 하다보니, 나 역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는 이점이 있었다. 같이 공부하는 느낌이랄까. 애초에 질문의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지만, 어쨌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화를 하다보니, 나는 그에게 [아내 가뭄], [저지대], [빨래하는 페미니즘]에 나왔던 인용구들에 대해 기억나는대로 얘기해주게 됐고, 그러다보니 결론은 엉뚱하게도 그의 자기 반성이 되었다. '아, 내가 이렇게 페미니즘 공부한다고 깝치고 있지만, 실상 가사 노동에서는 떨어져 있었다' 하는 것이 그것. 앞으로는 자기도 가사노동에 참여하겠다는 거다. 자기야말로 엄마의 가사노동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것. 그 점이 확- 수면 위로 떠오르며 스스로 부끄러워진 것인데, 아아, 언행일치는 너무나 어려운 것이지만, 어쨌든 깨달았고 앞으로 그것을 실천하려고 한다는 건 높이 사야겠다. 


나는 내가 공부를 하고 말을 하는 것 자체에 큰 부담은 없지만, 누군가 내게 내가 공부한 분야에 대해 물어온다는 데에서 아아, 좀 두려웠다. 뭔가 책임감도 느껴졌어. 일전에 알라딘의 어느 분도, 영화를 보면서 페미니즘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내 생각이 났다고 했는데, 아아, 뭔가 너무 내가 견고한 입지에 서게 되는 것 같아 무섭고 떨린다. 발 빼고 싶은 기분이 되기도 하고.... 그럴수록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생각해야겠다. 공부를 멈추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며칠 전에 꿈을 꿨는데, 꿈에 나는 어떤 키워드를 골라야 했다. 문학, 논술, 뭐 그런 식의 키워드였는데, 나는 논술을 골랐고, 내가 고른 키워드는 앞으로 내가 공부할 것이라고 했다. 나는 논술을 부여잡고, 어어, 나 페미니즘 공부하느라 바쁜데, 언제 논술까지 공부해..하고 울상이 되었다가, 아니야, 하나 더 늘려가서 해보자, 라고 꿈에서 생각하게 되었는데, 꿈에 얼굴은 안보이는 흰 티셔츠에 구릿빛 피부의 덩치 큰 남자가 나와서는, 자기랑 결혼을 하자는 거다. 그래서 나는 그 남자에게 '나는 너를 알지도 못하는데 무슨 너랑 결혼을 하냐' 라고 대꾸했는데, 그 남자가 말하길, 자기랑 결혼하면 계속 공부할 수 있다는 거다. 자기도 같이 공부한다는 거다. 나는 근데 꿈에서 여기에 혹했다. 어? 결혼하고 계속 공부하자고? 그런 거 좀 좋은데? 하고는 결혼하지 뭐,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사람에게 예스를 말하기 전에 꿈에서 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덩치가 컸어. 너무...터미네이터 근육이라 별로....




- 나무군과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어찌어찌 연애와 남녀관계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고, 그러다 페티쉬..까지 분야가 넘어가버렸는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가슴이 큰 것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나는 몇 번이나 얘기했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가슴이 진짜 크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슴 큰 거 너무 불편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슴에 컴플렉스 있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동안 나와 섹스를 했던 남자들이 저마다 내 가슴을 아름답다 말하고 심지어 찬양하기까지 한 남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가슴 자랑스러워'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이다. 기억에 남는 건, '니 가슴 너무 예뻐서 앞으로 너 만나면 니 눈을 안보고 가슴만 보게 될까봐 걱정돼' 같은 게 있었다. 어쨌든, B도 처음 만남에서 내 가슴 큰 거에 반했다고 농담식으로 얘기한 적 있었는데, 그런 얘기를 하다가 나눈 대화.



대화하다가 나는 정말 갸웃한 게, 나는 진짜 '가슴 큰 거 싫다'는 남자를 만난 적이 있는 거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었어. 근데 출처를 모르겠다. 그 남자가 누구였는지를 모르겠어. 그래서 '누가 그랬어' 이걸 할 수가 없는 거다. 분명, 분명 들었는데.... 난 작은 게 좋아, 큰 거 싫어, 하는 걸 적어도 두 명으로부터는 들어봤다구!!!! 



요가해서 가슴 작아지면 좋겠다.........(시무룩)




- 며칠 전에 나를 포함한 여자 세명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 얘기며 남자 얘기 같은 거 했는데, 그러다 여자1이 '섹스를 진짜 잘했지만 좋아하지 않았던 남자'에 대해 얘기했고, 여자2 역시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음을 얘기했다. 그리고 여자1과 여자2는 동시에, '가장 좋아했던 남자가 가장 섹스를 잘하는 남자는 아니었다'는 것도 인정했고. 여자1과 여자2는 '섹스를 가장 잘했던 남자'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섹스를 위해서 만난 것임을 인정했는데(섹스하려고 만났다고 해도 틀리지 않아), 그러자 듣고 있던 여자 3이 물었다.


"그렇다면 너네들은, 만약 다시 만나서 섹스할 수 있게 된다면, 가장 잘했던 남자를 만나서 하고 싶어?"


그러자 여자2가 말했다.


"아니, 나는 가장 좋아했던 남자를 만나서 하고 싶어. 가장 섹스 잘했던 남자를 또 만나고 싶지는 않고, 가장 좋아했던 남자랑 섹스하는 게 더 좋아."


그러자 여자1이 말했다.


"나도 그래. 다시 만나서 섹스를 하게 된다면, 가장 좋아했던 남자를 만나서 섹스하고 싶어. 가장 섹스 잘했던 놈은 안만나고 싶어. 섹스는 좋았지만."


여자3은 이 둘의 대답에 굉장히 놀라워했는데, 어쨌든 저 여자 1,2,3 중에 내가 있는 바, 나 역시 놀랐다. 이거 뭔가 좋지 않나? 뭔가 멋진 결말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섹스의 쾌감보다는 좋아하는 남자와 함께한다는 게 더 좋다는 거잖아.. 그게 주는 행복이 더 크다는 거잖아. 멋져.. ♡




- 금요일에는 핫요가 수업이었다. 목요일에 연속 두타임 뛰어서 다음날 기절할 정도로 고단했던 나는, 금요일 요가는 가지 않고 집에가면 바로 잠들겠다! 하고 결심했더랬다. 진짜 가만 있어도 눈이 감기고 온몸이 근육통에 목소리까지 제대로 안나오고 있었어... 배가 너무 고파서 퇴근 후에 e 와 함께 평양냉면에 수육, 소주를 마셨다. 아, 배터진다, 이러면서 더 깊은 술자리를 가지는대신 집에 돌아갔는데, 빨리 가서 자야지,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렇게 맘놓고 소주까지 마신거지. 그런데 집에 가까워질수록 '요가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고... 결국 도착하자마자 얼른 발 씻고 세수하고 요가 가방 챙겨서 요가를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하는데 진짜, 그냥 뛰쳐나갈까 할 정도로 힘들고... 이게 배불러서 더 심한 것 같은 거다. 그래서 결심했다. '다음엔 배터지게 먹고 요가오지 말아야지, 요가 오기 전에는 그냥 배를 채우기만 하고 배터지게 먹진 말아야지' 라고. 아, 결심을 새로이 다지는 멋진 나다... 어쨌든 그 날도 동작이 내 마음대로 안되어서 나는 너무 시무룩했고, 수업이 끝난 후에 선생님이 '오늘은 지난번보다 괜찮으신 것 같아요' 말해주길래, '네, 호흡에 신경 많이 썼어요' 했다. 선생님은 내 윗가슴에 손을 대보시더니, '네, 확실히 지난번보다 열감이 덜해요' 라고 해주셨다.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저 왜이렇게 안되죠? 시간이 지나면 저도 할 수 있을까요?" 


물었고, 선생님은, 당연하죠, 답해 주셨다. 


"3단계에서 4단계 가는 것보다 1단계에서 2단계 가는 게 더 힘들어요."



아아, 조금 위로가 되지만, 과연 내 몸이 내 의지대로 촥촥 펼쳐지고 접혀질 날이 올까? (시무룩) 내가 아직 시작한지 2주 밖에 안되었으니 너무 초조해하고 성격이 급하다는 거 잘 알고, 그래서 나를 좀 다스리고 다독이려고 하지만, 아아, 잘 안되네, 자꾸 마음은 저 멀리 나가있어. 힝 ㅠㅠ




- 며칠전에 엄마와 남동생과 셋이 [나는 자연인이다] 보는데, 그 자연인은 아내가 있었고, 계속해서 아내가 오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시골에서 사는 게 싫어서 아내는 오고 있지 않고, 가끔 만나기만 한다고 했는데, 그 프로를 보면서 엄마가 말했다.


"야, 나도 저기서 살자고 하면 안살겠다."


그러자 남동생이 덧붙였다.


"저기서 살자고 하면 나도 싫을 것 같아. 누가 살아."


그런데 내 생각은 달랐다.


"나는, 만약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저기서 둘이 살자고 하면, 살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내가 이 말을 하고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이기 열나 이상해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제 이만큼의 일기를 쓰고 자려고 했는데, 일자산 갔다와서 샤워하고 낮잠을 잤는데, 그 때가 아마 저녁 여섯시 조금 안되었을 시각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고 일어나서 일기 써야지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고 일어나니까 밤 열시였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쓰지 못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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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9. 09:50

요즘 나를 기쁘게 하는 건 요가 밖에 없기 때문에 자꾸 요가 얘기를 하게 되는데, 사실 이것도 요가 자체가 기쁘다기 보다는, 요가를 하는 내 자신이 예뻐서 기쁜 게 더 큰 것 같다.


엊그제 요가는 내가 기대한 만큼의 무언가를 주지 않았지만, 요가 자체는 내가 요즘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단 가면 요가 수업 내내 음악을 틀어주는데, 그게 너무 좋은 거다. 여전히 나는, 물론 시작한지 2주 밖에 안됐지만, 동작에 서투르고 잘 따라지 못해 초조한 마음이 크다. 나도 잘하고 싶다, 유연하고 싶다, 어려운 동작 아무렇지도 않게 따라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서, 아아, 내 안에 자라나는 욕심, 이러고 스스로를 다독이려고 하는데, 그럴 때 요가 수업의 음악은 큰 도움이 된다. 그간 헬스장이며 기체조며 등록했다가도 자꾸 안갔던 것, 핑계대며 빠졌던 것은, 내가 그것들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다할 기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데, 요가는 자꾸 '수업 들으면서 힐링해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참,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내가 이렇게 요가를 등록하게 될 줄도 몰랐고, 요가 수업의 명상 음악들을 좋아할 줄도 몰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이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른다니까?


내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잘하고 싶다'라는 무리한 욕심인 것 같다. 아직 2주 밖에 안됐고, 게다가 나간 걸로 치면 네 번 밖에 안됐는데, 뭘 그렇게 벌써부터 초조해하고 그래. 내가 이런 사람이었던가.. 나 욕심이 이렇게나 많아, 자꾸 깨달아가는, 그동안 나에 대해 몰랐던 면에 대해 들여다보는 것도 긍적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요가를 가면 뭣보다 좋은게, 좋은 음악과 힐링되는 기분 그리고 흘리는 땀..같은 것 때문이라기 보다는, 예쁜 요가선생님들 덕분이다. 어제도 집에 가서 엄마한테 '엄마 세상 모든 예쁜 여자는 요가학원에 다 있는 것 같아' 라고 말했는데, 그동안 들은 선생님들이 달라서 그동안 몇 명 만났지? 세 명인가 네 명인가 선생님들한테 배웠는데, 다 진짜 하나같이 너무 예쁜 거다. 요가라는 운동의 특성 때문인지 다들 말도 가만가만 조곤조곤하게 해주시고, 몸에 딱 달라붙는 요가복을 입은 몸도 너무 예쁜 거다. 근육이 좀 잡힌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 그 몸이 요가를 해서 만들어진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 뭔가 후광효과도 있어. 


어제는 내가 선생님들 이름을 외우지 못했기 때문에, 배웠던 선생님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로 20:20 수업에 헐레벌떡 갔다. 사실 21:40 수업을 가려고 가기 직전까지 생각했었는데, 전날 테라피를 들어서 또 듣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 필라테스를 선택해 부랴부랴 간거였다. 그런데 오! 지난번에 좋은 느낌을 줬던 선생님이 필라테스를 하고 다음 클래스의 테라피까지 하네? 나는 완전 씐나는 기분이 되어가지고 엄마랑 남동생한테, 한타임 더 듣고갈 수도 있다고 문자를 넣어두었다. 그렇게 필라테스를 하고나서 밖에 나가서는 한 수업 더 들을게요, 얘기를 하고 세수를 한 후에 엄마와 남동생한테 '하나 더 듣고 가니까 집에 열한시 좀 넘어야 들어갈거야~' 라고 연락해두고는 한 수업 더 들었다.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 실수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너무 예쁘고 좋아서 내가 씐나서 듣겠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사랑이 사람을 이렇게 망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앉아있는 것도 힘들 정도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관절 부러질 것 같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상태로 한시간 어떻게 듣나 싶어서 중간에 자꾸만 '그냥 나갈까' 생각 겁나 했는데, 아아, 요가의 꽃은 마지막 쉬는 시간이라서, 그 시간을 느끼고 싶어 꾹 참고 했더랬다. 다 하고나서 샤워를 마치고, 아아, 힘들어 미치겠구먼, 내가 미쳤구나, 하고 간신히 샤워를 하고 집에 가려는데, 쌤이 내게 '두 수업 연달아 들으셨는데 힘들지 않으세요?' 다정하게 묻는 거다.



"너무 힘들어요. 이제 다시는 두 개 연달아 안들으려고요" 


라고 말하고 같이 웃었다. 아아, 집에 돌아가는데 진짜 팔도 안움직이고 부숴질 것 같은 내가 되었어.... 심지어 목소리도 잘 안나오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 있는건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계속 쌤 생각했다. 너무 좋아, 너무 예뻐, 너무 다정해...




요가를 하다 보면 내 몸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고 내 몸을 자꾸 보게 된다. 요가복 입은 쌤의 몸도 너무 예쁘고, 수강생들도 모두 저마다 겨드랑이가 매끈한데, 아아, 나만 털있어..... 이래서 자꾸 위축되는 거다. 나는 내가 좋아 털을 기른것이고, 이 털이 나의 몸에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야, 를 나한테 자꾸 속삭이고는 있지만, 매끄러운 겨드랑이가 앞과 뒤에 왼쪽과 오른쪽에 계속해서 보이니, 아아, 나도 털 밀어버릴까...하게 되는 것. 지금 미는 쪽으로 51이다. 안밀고 이대로 지내는 게 4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요가 때문에 털을 밀게 되는 것인가.... 이건 좀 더 지켜봐야겠다.



요가 후에는 샤워실에서 샤워를 한다. 개인 부스가 있고 부스에는 거울이 달려 있어서 샤워하는 내내 내 몸을 보게 된다. 엊그제는 샤워를 하는데, 거울로 보이는 내 몸이 너무 예뻐 보이는 거다. 아 예뻐, 이 어깨선좀 봐, 쇄골과 이어진 부분이 예술이야, 그러면서 혼자 감탄하다가, 그 시선이 당연히 가슴으로 내려왔는데, 하아, 시부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크다, 가슴 너무 커...자꾸 이 생각만 드는 거다. 어쩌면 이렇게 클까. 내가 요가 수업 2주째 듣고 있지만, 가슴이 나만큼 큰 여자는 못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건 왜이렇게 크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도 샤워하고 거울 보다가 이제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도 않고, 아 이 큰가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또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요가하면 가슴이 작아지려나? 같은 택도 없는 생각도 한 번 해보다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지간에 요가 선생님들 너무 좋아. 특히 어제 사라 선생님 너무 좋아. 사라 선생님 수업만 찾아 들어야지, 어제 요가 학원 나오기 전에 시간표 보면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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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7. 08:10

어제 온 가족이 《미이라》를 보고 돌아가는 길, 남동생과 나는 마트에 들러 술과 안주거리를 사가기로 했고 아빠엄마께는 먼저 돌아가시라 일렀다. 그리고는 마트에 가서 와인과 훈제연어, 닭봉과 초밥을 사가지고 가는데, 당연히 봉투는 무거웠고 남동생이 내가 들게, 하고는 가져가 들었다.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우리에겐 우산이 하나 뿐이라, 내가 우산을 들었는데 그것도 남동생이 가져가 드는 거다. 그래서 내가 짐이 든 봉투를 달라고 하니, "이거 무거워" 하는 거다. 그래서 냅뒀다. 결국 짐이 든 무거운 봉투와 우산 둘 다 남동생이 들었는데, 바로 이러는 거다.


"뭐 하나 쓸모가 없어. 키가 작아서 우산도 못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져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진짜 남동생 굵은 팔뚝에 매달려 종종걸음으로 따라가기만 한 것. 내가 너무 웃겨서 웃으니까,



"졸라 무기력하지?"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참나원 ㅋㅋㅋㅋㅋㅋㅋ괜찮은데? 나 안무기력한데? 하고서는, 남동생의 핸드폰과 지갑을 가리키며, 그거 줘, 그거 들어줄게, 했다. 그래서 결국 나는 팔뚝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남동생의 핸드폰과 지갑을 들고 집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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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5. 10:18

고등학교 동창 h 가 꿈에 나왔다. 우리는 한 때 친했었는데 어느 순간 자연스레 멀어졌다. 그래도 1년에 몇차례쯤 연락을 주고받긴 하는데, 아무튼 그녀가 꿈에 나온 거다. 꿈 내용은 어렴풋하게 밖에 기억이 안나는데, 어쨌든, 생뚱맞군, 하고는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고 집을 나와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탔는데, 음악을 들으려고 핸드폰을 보다가 오늘이 6월 5일임을 알게 됐고, 


어? 6월 5일? h 생일이네?


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꿈에 나왔나? 생일 챙기라고? 아예 잊고 있었는데. 부랴부랴 기프티콘 앱에 접속해서 h 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메세지와 함께 선물을 보냈다. 신기하네, 생일이라고 꿈에 나왔어, 혼자 생각하면서. 잠시후 h 로부터 답장이 왔다. 너무 고맙다고, 생일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고. 나는 잘 보내라고 답장을 보냈는데,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가 꿈에 나와 보낸다, 라는 말을 하진 않았다. 



아, 그러고보니 h 가 꿈에 나온 적이 또 있었는데, 한동안 연락을 안하고 있었는데, 꿈에 '셋째 임신했다'고 하는 거다. 너무 웃겨서 그 날 h 에게 문자를 보내 '너 셋째 임신했다고 꿈에서 그래서 웃겼어' 라고 했더니, h 는 내게 '나 셋째 낳았어' 이러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진짜 연락 너무 없는 사이었구나. 셋째 임신도 몰랐는데 이미 낳았다니. 


아, 꿈 너무 신기해.


꿈은 촉과 무슨 관계가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꿈이 너무 잘맞아서 놀라고, 그래서 내 꿈을 꽤 신뢰한다. 꿈이 내 맘대로 꿔지지 않는 것은 안타깝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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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2. 08:39

요가는 타임마다 테마가 다른데, 어제 목요일에는 내가 갈 수 있는 시간대에 '필라테스'와 '테라피'가 있었다. 필라테스가 여덟시 대에 시작해서 갔다가 끝내고 집에 돌아와 일찍 잠들기 딱 좋지만, 테라피가 너무 마음이 끌려서, 집에서 좀 쉬었다가 밤 9시40분에 시작하는 테라피에 갔다. 쉬고 있으니 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테라피 궁금한 마음이 커서 가게 되었는데, 와... 세상 좋았어... 요가 동작을 당연히 따라하고 이러면서 땀도 났는데, 막판에 쉬게 해주는 타임에서 음악도 좋고, 뭔가 아로마? 이런 것도 선생님이 등에 발라주고... 좋은 시간이었다. 진짜 뭔가 테라피... 


게다가 처음 요가로 온 몸에 근육통이 있는 상태였는데, 어제 따라하면서 막 풀리는 느낌이 드는 거다. 이번 근육통은 와.. 세상 처음 겪어보는 근육통인데, 진짜 온 몸에 근육통이었다. 목, 팔, 겨드랑이, 가슴, 다리 할것없이 죄다 근육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야, 고통스러운걸? 이러면서 혼자 또 막 좋아했는데(아아 나의 변태끼!), 그래서 너무나 자고 싶었지만, 어제 꾸역꾸역 간 것이었다. 그랬더니 가벼운 동작들을 따라하면서 뭔가 풀려...아, 세상 소중한 느낌이다..


아직까지는 내가 앞으로 요가를 좋아할 수 있을지, 여동생이 요가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내는 것처럼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작하길 잘했다는 느낌은 분명 있다. 일단, 앞에서 동작을 취하는 선생님을 따라 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1시간 동안은 운동에 집중을 해야 하고, 핸드폰도 탈의실에 두고 오기 때문에 다른 데 신경이 분산되지도 않는다. 집에서 혼자 운동하거나 헬쓰장 다닐 때에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는데, 이렇게 어쨌든 한시간동안 오롯이 요가에 집중하는 거, 굉장히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러면서 땀도 나니까 너무 좋아. 샤워실도 좋아서, 요가 끝난 후에 샤워하고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너무 가볍다. 절로 웃음이 난달까. 


어제는 브라를 챙겨가지 않아서, 땀난 브라를 다시 할까 하다가, 에라이, 노브라로 가자, 이러고 집까지 툴레툴레 노브라로 걷는데, 아아, 열한시를 약간 넘긴 시간, 길바닥에 남자들이 진짜 너무 많고, 대부분이 술마신 인간들이야. 나의 젖꼭지... 내가 보이는 게 잘못은 아닌데, 저새끼들이 술취해서 나를 보는 그 시선들이 넘나 신경쓰여서, 아아, 브라 하고 다녀야겠다... 생각했다. 밤에 이 길을 걸어 집에 갈 때는 브라를 하자.... 



나는 살면서 요가가 처음이고 게다가 이제 고작 두 번째 시간을 들었을 뿐인데, 수업을 들으면서 엄청 강하게 '칭찬받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는 거다. 미쳤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떤 동작들은 잘 따라하지도 못하는데, 그런데 잘한다는 칭찬 넘나 받고 싶은 것.... 게다가 요가 선생님의 몸과 동작이 다 너무 예쁘게 보여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막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게 두번째 시간에 그랬으니..아아, 나는 너무 성격이 급한 것인가.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서, 내 안에 있는 이 칭찬을 갈구하는 욕망 때문에 스스로에게 놀랐다. 물론 칭찬 듣는다고 싫어할 사람은 없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아니 .. 어쩜 이러지, 나는? 나는 칭찬에 엄청 큰 힘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그러니까 학창 시절에 점수가 높았던 과목은, 선순환인데, 잘한다는 칭찬을 듣게 되고, 칭찬 들으니 더 잘하고 싶어지는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잘한다 잘한다' 하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나한테는 칭찬이 엄청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하고,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내 능력을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


그래서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이 담긴 칭찬을 잘 하려고 노력하고, 이미 그렇게 습관화 되어 있는데, 하하하하, 사실 요가 두 번째 하고 칭찬 받는 거는 좀 말이 안되긴 하지. 아, 잘하고 싶다. 칭찬 듣고 싶어! 


내가 칭찬을 못들은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일상에서도 수시로 칭찬을 듣는데, 최근에만 해도 글 잘쓴다는 칭찬부터 시작해서 회사에서 동료들로부터도 그렇고, 되게 좋은 말 많이 듣는데, 남들보다 더 들으면 더 들었지 덜 듣는 게 아닐텐데, 아아, 그런데 왜 나는 이렇게 요가 하면서 칭찬 듣고 싶은가...아, 갈망한다, 갈구한다 칭찬...



요가를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면 기분이 좋아져서 막 자랑하고 싶어진다. 나 요가 오늘 다녀왔어, 오늘 좋았어, 하고. 그래서 여동생에게 톡으로 말을 걸면, 여동생이 잘했다고 부둥부둥 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잘하고 싶다. 더 잘하고 싶다.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이 있는데, 그렇게 될 때까지 해보고 싶다. 제발 나여, 포기하지마!



저녁을 먹고 요가를 하지만 그래도 요가 하고 나오면 또 엄청 배가 고프고, 밤에도 또 다음날 아침에도 식욕이 너무 왕성해져 버려서, 오늘도 아침에 미역국에 밥 말아먹고 스벅에 들러 샌드위치까지 먹었는데, 아아, 살아난 식욕 넘나 좋고, 내가 뭔가 먹고 싶어하는 것도 너무 좋다. 나는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잘 먹는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잘 먹는 나를 내가 사랑해... 소중하다 ♡



스벅에서 열심히 샌드위치 먹고 있는데 타미한테 전화왔다. 이모 어제 요가는 어땠어? 이러면서 묻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구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가가 계속계속 신나야 될텐데... 히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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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sabine
2017. 6. 1. 12:31

- 남자 1은 자신의 지금 여자친구와 거의 10년째 연애를 해오고 있다고 했다. 아마도 결혼은 이사람하고 하겠지, 라고 생각한다는데, 그 긴 연애기간 동안 다툰 적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다툰 것에 대해 얘기해줬는데, 어떤 사연인지는 프라이빗 한 것이니 패쓰하고, 그 과정에서 여자는 화를 냈고 남자는 '왜 그걸 이해 못하지?' 라고 생각했다는데, 전화 상으로 얘기하다가 안되겠다, 얼굴보고 얘기하자, 하고는 당장 택시 타고 달려가 얼굴을 봤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아 이건 내가 무조건 잘못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잘못했다고 빌었다고. 


왜 이 얘기를 나랑 하게 됐었는지 모르겠는데, 아, 올리브 키터리지와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에 대해 얘기해다 그랬다. 맞다. 그 얘기 하다가, 이성을 도와주는 것을 어디까지 해야하나, 그 한계는 어디인가, 얼마만큼을 해야 내 애인이 화나지 않나, 이런 거 하다가, 내가 '그건 느낌으로 정하는 거 아닐까' 같은 얘기하다가, 남자가 자신이 도와준 이성에 대해 여자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여자친구가 벼락같이 화를 냈다, 뭐 이런 거 얘기하다 저 얘기로 연결된 듯. 어쨌든 그 얘길 듣다가, 아, 이렇게 화가 났을 때 당장 달려가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이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보고 얘기할 수 있다는 거, 그게 가능하다는 건, 그 자체로 큰 것 같다, 는 생각이 든거다. 만약 B 와 나도 혹여 서운하거나 화가 났을 때, '야 만나서 얘기해'가 되는 거리에 있었다면, 그렇다면 모든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었던 것. 그렇다면, 그렇다면 우리도 다르게 풀어갈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다가 멈칫, 아, 만약 그랬다면, 언제든 쉽게 얼굴 볼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면, 애초에 생기지 않았을 문제였을 거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 혹은 연애에서 생기는 문제라는 건, 그 건건이 다 저마다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거구나. 멀어서 해결을 못한 게 아니라, 멀어서 문제가 생겨버린 거야. 그렇다고 가까이 있는 관계 혹은 가까이 늘 붙어 있는 연애가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 관계에서는 거리가 아닌, 다른 문제가 언제든 비집고 들어올 수 있으니까.


톨스토이가 그러지 않았나.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 안나 카레니나, 문학동네, P.11)



- 남동생과 남동생 여자친구 사이에는 상견례 얘기가 오가고 있다. 결혼은 내년을 생각하는데 상견례하자고 여자쪽 부모님이 먼저 말한 것. 나는 남동생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었고, 우리의 우애는 대단한 것이었고, 며칠전에도 '아 얘가 있어서 너무 좋다'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남동생이 결혼한다고 생각하니 이 모든 게 평소보다 더 크게 느껴지면서 너무 서운한거다. 남동생 결혼하는 거 싫다고, 장가보내는 거 싫다고 말하면, 너무 꼴보기 싫은 시누이가 될 것 같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면서, 아, 얘 그냥 결혼 안했으면 좋겠어, 라고 혼자 못난이처럼 속으로 생각했는데, 며칠전에 여자1에게, '너무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지만, 나 사실 남동생이 결혼 안했으면 좋겠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자 1은, '이해해, 나는 내 남동생이 결혼하기 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아무에게도 말 못해' 라고 하더라. 아아, 미치겠다 이런 기분. 


어제 회사에서 모멸감을 느끼고, 그 틈틈이 그리고 집에 가서도 남동생이 내 기분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서, 아, 얘 장가가고나면 나에게는 이제 회사에서 느낄 모멸감만 남을텐데, 내가 그걸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 그러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새끼 장가가고 나면, 나는 외국가자...한국을 뜨자......한국이 의미가 없어져........ 역삼동 사주에서는 언제 가라 그랬더라. 50살에 외국나가 산다 그랬던 것 같은데, 인생, 그냥 내가 운명 막 바꿔버려야지.... 뜨자, 한국을 뜨자......



하하하하하.




- 어제 집에 돌아와 씻고 나오니 남동생이 맥주를 꺼내서 까가지고 잔에 따라주었다. 그러다 내가 인바디 한 얘기 했다. 내 근육이 많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라는 얘기를 했더니,


"근육돼지인 줄 알았는데 그냥 돼지야?"


이러는 거다. 아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그랬다.


"응. 근육돼지인 줄 알았는데 체지방 돼지였어."


이러고 둘이 낄낄대고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남자1로부터 '니 글 사랑해', '니가 화났을 때 쓰는 글조차도 좋아' 라는 말을 들었다. 남자2는 내게 '알라딘에 있는 글들 다 읽는데 더 읽고 싶다, 개인 블로그 주소 알려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싫다고 했다. 안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1은 내게 '힘차게 살아줘서 고마워' 라고 했다. 이 말들에 마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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