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에, 한달 내내 우울하고 다운되어 있었던 그 때에, 아주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나를 찾아온 것 같지만 또 그 모든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도 같다. 의욕이 없어서 꼼짝도 하기 싫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대로 푹 퍼져버릴 게 무서워 나름 먹는 걸 조절하자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이틀 저녁을 연달아 샐러드를 먹었는데, 아, 너무 우울한 거다. 반드시 그 달의 의욕없음과 우울함이 샐러드로 저녁을 대체한 것 때문은 아니겠지만, 샐러드로 저녁을 대체한 것이 이 우울의 요인중 하나이기도 했을 터다. 운동하기 싫은데, 운동도 안하면서 막 먹을 순 없지 라고 생각해서 저녁으로 샐러드 먹었다가 기분과 기운은 더 다운된 것. 엄마, 나 다이어트 너무 싫어, 우울해질 것 같아, 라는 얘기를 닭다리를 들고 하노라니, 대빵이는 내게 '지금 그게 닭다리 들고 할 소리냐!' 라고 했고, 나는 우울해지지 않기 위해서 치킨을 먹는거야..라고 답했더랬다.
나는 정말로 먹는 걸 좋아하고 먹는 데에서 큰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라, 이것이 제대로 안될 경우 너무 우울해지는 거다. 그래서 아아, 안되겠다, 먹자, 라고 생각했고, 먹을 거면 운동을 해야하는데, 너무 하기 싫으니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자, 라고 생각해서 요가를 시작한 거였다. 요가를 시작하고 나니 세상 행복해진 게, 요가를 한다는 이유로 내가 저녁을 샐러드 따위로 먹지 않을 수 있다!! 는 거였다. 아하하하하. 물론, 요가를 하면서 샐러드를 먹으면 살이 쭉쭉 빠지기도 하겠지만, 나는 그런 삶을 살 수 없어! 그렇게 살지 않을거야! 일단 다이어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운동하고 안 먹는 게 답이다. 이것은 정답이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가는 사람이 우울해서 죽는다. 그러니 그 다음 방법은,
1. 운동 안하고 안먹는다.
2. 운동하고 먹는다.
가 있고, 나는 1을 하려고 했더니 초우울해지는 사람이라, 그나마 내게는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2번을 선택한 것이다. 내게는 1보다 2가 잘 맞고, 이것이 내 우울해소에 조금 도움이 된다. 어쨌든, 요가 가기 전에 밥을 먹어야 하고, 나는 그렇게 회사 끝나고 늘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대빵이는 내가 아직도 샐러드를 먹는 줄 알았다가 큰 충격을 받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난 수요일, 회사에서 뛰쳐나가고 목요일에 다시 보란듯이 회사에 나갔더니 안부를 물어왔다가, 너무 잘먹는다고 내게 잔소릴 하고 싶은데, 대신 방긋 웃으며 나를 질타한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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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나 잘먹어, 그리고 나는 잘 먹는 내가 좋아. 한참 식욕이 없었었는데, 입맛도 없었는데, 나는 식욕 없을 때의 내가 너무 싫더라. 뭔가 사는 게 사는 것 같질 않은 거다. 나는 잘 먹는 나를 내가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걸 알았고, 그렇게 뭐든 잘 먹고 식욕이 생생할 때, 살아있으면서 행복한 순간을 찾는 걸 더 잘해낸다는 걸 깨달았다. 식욕이 없으면 세상은 잿빛이고 아무것도 행복한 게 없어...
주말에 집에서 외출전에 케이블 돌려보다가 [3대천왕]인가 하는 먹방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메인 엠시로는 '이시영'이 있었다. 내가 본 게 작년 연말방송 분이었는데, 엠시를 맡고 처음으로 먹방을 찍는다는 거였다. 그래서 홍대 함박스테이크 집에 가서 주문해서 먹는데, 와, 이시영 너무 예쁘다. 되게 건강하달까. 젊은 시절에는 연말에 어떤 옷을 입을까를 고민했고 그렇게 친구들과 놀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새해를 호프집에서 맞이하는 게 너무 싫었다는 거였다. 그 후에는 '새해를 어떻게 잘 맞을까' 싶어서 생각하다가, 새해에도 계속 운동하는 내가 됐으면 좋겠다, 는 심정으로 12월 31일 밤 11:30에 체육관에 간다고 했다. 거기에서 1월 1일을 맞는다고. 자기에겐 그게 너무 의미있다는 거였다.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먹는 걸 또 좋아하고 잘 먹더라. 아아, 뭔가, 롤모델 같은 거야...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거. 그런 것이 후광이 되었는지, 이시영이 세상 예뻐 보이는 거다. 궁극적으로는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운동 열심히 하고 먹는 것도 잘 먹는 사람. 아, 이거 너무 최고인 것 같으다...
- 친구 커플이 이별을 했다. 나는 그들의 시작부터 보아왔고, 그래서 뭔가 내가 이별한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 처음, 사귀자마자 설레이고 떨려서 어쩔줄 몰라했던 것까지 내가 다 봐왔는데... 지금은 어딘가 지쳐버린 그 모습이 안타깝다. 새삼,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실감한다.
토요일에 D 를 만나 술을 마시면서 그런 얘길 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거 쉽지 않은 일인데, 진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인생에서 드물게 일어나는 일인데,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는데, 그런데 왜 그런 기적 같은 일을 만나고나서 그저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없는걸까, 하는 얘기. 어느 책이었지, 누가 그랬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건 기적이라고 했고, 나 역시 거기에 동의하는 바다.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그 둘사이에 싹튼 그 사랑만으로 관계가 유지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 대단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너와 나 사이에 생겼는데, 그런데 왜 그것만으로 우리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할 수 없는걸까? 왜 거기에,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별을 결정하게 만드는 다른 것들이 끼어드는 걸까. 아, 너무 어렵다. 그리고 너무 안타깝다.
- 남자1을 앞으로 뭐라고 불러야 하나, 자주 등장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내가 자꾸 일기에 남자 1 여자1 이렇게 쓰니까 시간이 지나면 누군지를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이름을 붙이는 건 중요하다. 편의상 나무 라고 해야겠다. 나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아, 호칭 뭐로 하지, 생각하다가 한국 소설에서 이름에 대한 해프닝이 생각난 거다. 그 소설 제목이 뭐였더라. 어쨌든 여자는 카페 주인이고 남자는 알바생인데, 이 알바생의 이름이 '남우'인거다. 남우란 이름이니 부르면 나무로 들리긴 하는데, 여주는 이 남자 이름을 그냥 애초에 '나무'라고 부르는 거다. 여자는 그가 알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어느 자리에서, '그 사람은 저를 나무라고 불러요, 제 이름은 남우인데요' 뭐 이런 식의 말을 하는 거다. 갑자기 그 생각이 똭 나는데, 그 소설은 제목이 뭐지? [낙타] 였던가... 청회색 표지였는데..
어쨌든, 나무군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고 토요일이면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여러권 읽으면서 보내는데, 그중에는 페미니즘 관련 도서도 많다. 아마도 나보다 더 많이 읽지 않았을까 싶은데, 안타까운 건 그의 주위에 책읽는 사람이 1도 없고, 페미니즘에 관련해 얘기를 나눌 사람도 1도 없다는 거다. 지난 토요일도 아침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페미니즘에 관련된 의문과 질문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던 그는, 불쑥, 내게 말을 걸었다. 사실 책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을 때도 말을 걸긴 했는데, 이 페미니즘에 관련된 질문을 받으니 나는 덜컥 겁이 났다. 내가 제대로 답해주지 못하면 어쩌나, 내가 잘못된, 혹은 틀린 답을 말하면 어쩌나, 싶은 거다. 그래서 그에게 어떤 정해진 답을 얘기하기 보다는, 같이 고민하는 대화가 되는 거다. 이러면 어떨까, 이래서 그런 게 아닐까, 하고. 그런데 그렇게 '이런 거야' 라는 답 대신에, 이런 건 아닐까, 라고 같이 고민하는 식의 대화를 하다보니, 나 역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는 이점이 있었다. 같이 공부하는 느낌이랄까. 애초에 질문의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지만, 어쨌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화를 하다보니, 나는 그에게 [아내 가뭄], [저지대], [빨래하는 페미니즘]에 나왔던 인용구들에 대해 기억나는대로 얘기해주게 됐고, 그러다보니 결론은 엉뚱하게도 그의 자기 반성이 되었다. '아, 내가 이렇게 페미니즘 공부한다고 깝치고 있지만, 실상 가사 노동에서는 떨어져 있었다' 하는 것이 그것. 앞으로는 자기도 가사노동에 참여하겠다는 거다. 자기야말로 엄마의 가사노동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것. 그 점이 확- 수면 위로 떠오르며 스스로 부끄러워진 것인데, 아아, 언행일치는 너무나 어려운 것이지만, 어쨌든 깨달았고 앞으로 그것을 실천하려고 한다는 건 높이 사야겠다.
나는 내가 공부를 하고 말을 하는 것 자체에 큰 부담은 없지만, 누군가 내게 내가 공부한 분야에 대해 물어온다는 데에서 아아, 좀 두려웠다. 뭔가 책임감도 느껴졌어. 일전에 알라딘의 어느 분도, 영화를 보면서 페미니즘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내 생각이 났다고 했는데, 아아, 뭔가 너무 내가 견고한 입지에 서게 되는 것 같아 무섭고 떨린다. 발 빼고 싶은 기분이 되기도 하고.... 그럴수록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생각해야겠다. 공부를 멈추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며칠 전에 꿈을 꿨는데, 꿈에 나는 어떤 키워드를 골라야 했다. 문학, 논술, 뭐 그런 식의 키워드였는데, 나는 논술을 골랐고, 내가 고른 키워드는 앞으로 내가 공부할 것이라고 했다. 나는 논술을 부여잡고, 어어, 나 페미니즘 공부하느라 바쁜데, 언제 논술까지 공부해..하고 울상이 되었다가, 아니야, 하나 더 늘려가서 해보자, 라고 꿈에서 생각하게 되었는데, 꿈에 얼굴은 안보이는 흰 티셔츠에 구릿빛 피부의 덩치 큰 남자가 나와서는, 자기랑 결혼을 하자는 거다. 그래서 나는 그 남자에게 '나는 너를 알지도 못하는데 무슨 너랑 결혼을 하냐' 라고 대꾸했는데, 그 남자가 말하길, 자기랑 결혼하면 계속 공부할 수 있다는 거다. 자기도 같이 공부한다는 거다. 나는 근데 꿈에서 여기에 혹했다. 어? 결혼하고 계속 공부하자고? 그런 거 좀 좋은데? 하고는 결혼하지 뭐,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사람에게 예스를 말하기 전에 꿈에서 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덩치가 컸어. 너무...터미네이터 근육이라 별로....
- 나무군과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어찌어찌 연애와 남녀관계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고, 그러다 페티쉬..까지 분야가 넘어가버렸는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가슴이 큰 것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나는 몇 번이나 얘기했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가슴이 진짜 크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슴 큰 거 너무 불편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슴에 컴플렉스 있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동안 나와 섹스를 했던 남자들이 저마다 내 가슴을 아름답다 말하고 심지어 찬양하기까지 한 남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가슴 자랑스러워'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이다. 기억에 남는 건, '니 가슴 너무 예뻐서 앞으로 너 만나면 니 눈을 안보고 가슴만 보게 될까봐 걱정돼' 같은 게 있었다. 어쨌든, B도 처음 만남에서 내 가슴 큰 거에 반했다고 농담식으로 얘기한 적 있었는데, 그런 얘기를 하다가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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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다가 나는 정말 갸웃한 게, 나는 진짜 '가슴 큰 거 싫다'는 남자를 만난 적이 있는 거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었어. 근데 출처를 모르겠다. 그 남자가 누구였는지를 모르겠어. 그래서 '누가 그랬어' 이걸 할 수가 없는 거다. 분명, 분명 들었는데.... 난 작은 게 좋아, 큰 거 싫어, 하는 걸 적어도 두 명으로부터는 들어봤다구!!!!
요가해서 가슴 작아지면 좋겠다.........(시무룩)
- 며칠 전에 나를 포함한 여자 세명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 얘기며 남자 얘기 같은 거 했는데, 그러다 여자1이 '섹스를 진짜 잘했지만 좋아하지 않았던 남자'에 대해 얘기했고, 여자2 역시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음을 얘기했다. 그리고 여자1과 여자2는 동시에, '가장 좋아했던 남자가 가장 섹스를 잘하는 남자는 아니었다'는 것도 인정했고. 여자1과 여자2는 '섹스를 가장 잘했던 남자'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섹스를 위해서 만난 것임을 인정했는데(섹스하려고 만났다고 해도 틀리지 않아), 그러자 듣고 있던 여자 3이 물었다.
"그렇다면 너네들은, 만약 다시 만나서 섹스할 수 있게 된다면, 가장 잘했던 남자를 만나서 하고 싶어?"
그러자 여자2가 말했다.
"아니, 나는 가장 좋아했던 남자를 만나서 하고 싶어. 가장 섹스 잘했던 남자를 또 만나고 싶지는 않고, 가장 좋아했던 남자랑 섹스하는 게 더 좋아."
그러자 여자1이 말했다.
"나도 그래. 다시 만나서 섹스를 하게 된다면, 가장 좋아했던 남자를 만나서 섹스하고 싶어. 가장 섹스 잘했던 놈은 안만나고 싶어. 섹스는 좋았지만."
여자3은 이 둘의 대답에 굉장히 놀라워했는데, 어쨌든 저 여자 1,2,3 중에 내가 있는 바, 나 역시 놀랐다. 이거 뭔가 좋지 않나? 뭔가 멋진 결말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섹스의 쾌감보다는 좋아하는 남자와 함께한다는 게 더 좋다는 거잖아.. 그게 주는 행복이 더 크다는 거잖아. 멋져.. ♡
- 금요일에는 핫요가 수업이었다. 목요일에 연속 두타임 뛰어서 다음날 기절할 정도로 고단했던 나는, 금요일 요가는 가지 않고 집에가면 바로 잠들겠다! 하고 결심했더랬다. 진짜 가만 있어도 눈이 감기고 온몸이 근육통에 목소리까지 제대로 안나오고 있었어... 배가 너무 고파서 퇴근 후에 e 와 함께 평양냉면에 수육, 소주를 마셨다. 아, 배터진다, 이러면서 더 깊은 술자리를 가지는대신 집에 돌아갔는데, 빨리 가서 자야지,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렇게 맘놓고 소주까지 마신거지. 그런데 집에 가까워질수록 '요가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고... 결국 도착하자마자 얼른 발 씻고 세수하고 요가 가방 챙겨서 요가를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하는데 진짜, 그냥 뛰쳐나갈까 할 정도로 힘들고... 이게 배불러서 더 심한 것 같은 거다. 그래서 결심했다. '다음엔 배터지게 먹고 요가오지 말아야지, 요가 오기 전에는 그냥 배를 채우기만 하고 배터지게 먹진 말아야지' 라고. 아, 결심을 새로이 다지는 멋진 나다... 어쨌든 그 날도 동작이 내 마음대로 안되어서 나는 너무 시무룩했고, 수업이 끝난 후에 선생님이 '오늘은 지난번보다 괜찮으신 것 같아요' 말해주길래, '네, 호흡에 신경 많이 썼어요' 했다. 선생님은 내 윗가슴에 손을 대보시더니, '네, 확실히 지난번보다 열감이 덜해요' 라고 해주셨다.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저 왜이렇게 안되죠? 시간이 지나면 저도 할 수 있을까요?"
물었고, 선생님은, 당연하죠, 답해 주셨다.
"3단계에서 4단계 가는 것보다 1단계에서 2단계 가는 게 더 힘들어요."
아아, 조금 위로가 되지만, 과연 내 몸이 내 의지대로 촥촥 펼쳐지고 접혀질 날이 올까? (시무룩) 내가 아직 시작한지 2주 밖에 안되었으니 너무 초조해하고 성격이 급하다는 거 잘 알고, 그래서 나를 좀 다스리고 다독이려고 하지만, 아아, 잘 안되네, 자꾸 마음은 저 멀리 나가있어. 힝 ㅠㅠ
- 며칠전에 엄마와 남동생과 셋이 [나는 자연인이다] 보는데, 그 자연인은 아내가 있었고, 계속해서 아내가 오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시골에서 사는 게 싫어서 아내는 오고 있지 않고, 가끔 만나기만 한다고 했는데, 그 프로를 보면서 엄마가 말했다.
"야, 나도 저기서 살자고 하면 안살겠다."
그러자 남동생이 덧붙였다.
"저기서 살자고 하면 나도 싫을 것 같아. 누가 살아."
그런데 내 생각은 달랐다.
"나는, 만약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저기서 둘이 살자고 하면, 살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내가 이 말을 하고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이기 열나 이상해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제 이만큼의 일기를 쓰고 자려고 했는데, 일자산 갔다와서 샤워하고 낮잠을 잤는데, 그 때가 아마 저녁 여섯시 조금 안되었을 시각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고 일어나서 일기 써야지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고 일어나니까 밤 열시였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쓰지 못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