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465건

  1. 2017.07.07 커피 4
  2. 2017.07.05 순수한 기쁨의 폭발
  3. 2017.07.04 술 그리고 대학원 4
  4. 2017.07.03 지나간 시간
  5. 2017.07.02 더덕구이 먹고싶네. 4
  6. 2017.06.30 어제 8
  7. 2017.06.27 최선과 합 6
  8. 2017.06.19 6월의 사주 2
  9. 2017.06.18 주말 일기 2
  10. 2017.06.16 오늘의 요가
2017. 7. 7. 08:45

- 회사 1층에 까페가 오픈했다. 천장이 높고 분위기도 괜찮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점심때 가서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텀블러 할인도 안된다고 하고, 텀블러 들고온 손님 자체가 처음인지, 물을 한강으로 줘가지고 커피가 맹물같았다. 나보다 먼저 여기 커피를 맛보았던 동료들은 커피가 너무 쓰고 진하다고 했는데, 내겐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얘기가 카페인 함유량도 높은것 같다는 거다. 심장이 벌렁거렸다고. 어쨌든 싱겁다고 생각하며 점심에 마시다가, 한가득 물을 부어서 양이 많았기 때문인지, 퇴근 무렵까지 마시게 됐다. 


퇴근을 하고 집에 가 요가를 다녀왔는데, 와, 힘들어서 금방이라도 잠이 들것 같은 거다. 그렇게 열시반 부터인가 누웠는데 잠이 안와....안와...계속 안와....핸펀을 보니 자정이 넘고, 한 시가 넘고, 두 시가 넘고...그러다 모기가 엥- 울어서 잡으려고 한 번 시도하다 실패했고, 자기를 포기하다 책을 읽었고, 또 모기가 엥 거려서 이번엔 작정하고 '너 잡기 전에는 안잔다'의 마음으로 버티다가 잡았는데, 잡고 나서 시계를 보니 세 시가 넘어 있었다...


그러니 어제는 하루종일 병든 닭마냥 졸았는데, 집에 가니 엄마가 요가 가지 말고 자라고 하시더라. 진짜 너무 그러고 싶었는데, 내가 목요일은 힐링이라 가고 싶고 금요일 빡센거라 이걸 안가야겠다 싶어서 피곤한 육신을 이끌고 요가를 다녀왔다. 요가 다녀와서 수박을 먹고, 다리를 좀 찢어보고, 좀 더 찢기 연습 하려고 했지만 진짜 앉아서도 서서도 눈이 감겨, 할 수 없이 열시 좀 넘겨서 방에 들어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 세시 였다. 오오, 기절하듯 잤다! 화장실 다녀오고 물을 한 잔 마신 뒤에 다시 바로 잠들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렇게 딥슬립을 했어도 일어나기가 힘들어서, 아아, 잠이 더 필요하구나 생각했다.


엄마가 오늘 저녁 약속있냐, 오늘 요가 안가니 뭐할거냐, 하셨는데, 나는,


"놀거야, 아마도, 대빵이랑"


이라고 말해서 엄마 빵터지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퇴근때 연락할게 같이 놀자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러고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지하철안에서 책 읽는데도 잠이 쏟아져서, 아아 어떡하지, 책 읽기를 포기하고 눈을 감고 왔는데, 사무실에 도착해서 지금까지도 자꾸 잠이 쏟아지려는 거다. 딥슬립 했지만 좀 부족해... 

어제 도대체 내가 왜 잠을 못잤는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커피 탓인것 같아, 그게 동료들 말대로 카페인이 세긴 한가보다, 싶으니, 이 졸린 아침, 해결책 역시 그 커피이구나 싶다. 그래서 내가 지금 그 커피를 사러 갈건데(회사 빌딩 1층이니 넘나 가까워!!) 오전 아홉시에 문을 연다고 한다.... 나는 일곱시 반이면 회사 도착하는데 왜때문에 그렇게 늦게 오픈하는 것이냐... 히융..부럽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벌써부터 그 카페에 다녀왔다는 사람들의 블로그가 몇 개 검색되던데, 사진을 잘 찍어둔 게 있어 링크하고 싶지만, 그러면 내 회사가 어디인지, 별로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한테도 알려질 것 같아서, 까페 이름도 블로그 링크도 생략하겠다.




그나저나, 예전에도 느꼈는데, 나는 오후에 커피 마시면 잠을 못잔다. 이걸 진짜 잊지말고 꼭!! 기억하자.

이것과 더불어 기억해야 할것은, 우유를 먹지말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며칠전에 진짜 너무 먹고 싶어서 오만년만에 점심에 캬라멜마끼아또 마시고 그 이후로 진짜 잠들때까지 고통스러웠다. 뱃속에 바위가 들어앉아 있는 기분 ㅠㅠ 그래서 내가 '아 내가 이래서 캬라멜마끼아또 마시면 안되는데 또 이랬네' 이러면서 나의 기억력보다 더 큰 욕망을 원망했다. 이제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마시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예전에도 일기에다가 마시지말자고 썼던 기억 나는데 또이랬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잊지 말아야지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움과 쉼  (0) 2017.07.09
세신  (2) 2017.07.08
순수한 기쁨의 폭발  (0) 2017.07.05
술 그리고 대학원  (4) 2017.07.04
지나간 시간  (0) 2017.07.03
Posted by ssabine
2017. 7. 5. 11:11

http://blog.aladin.co.kr/zauberberg/9437923



이 글에서 이 부분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주인이 반가운 나머지 기절하기도 하는, 순수한 기쁨의 폭발... 아, 너무...대단한 것 같아 ㅠㅠ 뭔가 쓸 말이 많지만 이만하기로 한다.


집에 그 사보..가 도착해있다. 얼마전에 담당자로부터, 작가님 사보 발송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메일이 왔는데, 아아, 집에 가니 와있었고..나는 봉투도 뜯지 않았다. 나의 치명적 약점이 될 것이여... ㅠㅠ

내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든, 그런 글을 썼다는 사실만큼은 지워지지 않겠지. ㅠㅠㅠ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신  (2) 2017.07.08
커피  (4) 2017.07.07
술 그리고 대학원  (4) 2017.07.04
지나간 시간  (0) 2017.07.03
더덕구이 먹고싶네.  (4) 2017.07.02
Posted by ssabine
2017. 7. 4. 08:14

어제는 같이 술을 마신 친구가 대학원가는 게 어떻겠냐고 뽐뿌질을 하는 바람에 아아, 그럴까... 아니야, 등록금도 비싸고... 막 이러면서 갈등하는데, 자꾸 가라, 가라, 가서 더 배워와라, 막 이래가지고 아아, 그게 나으려나, 이래서 내가 여러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일단 출판사 대표님과 실장님은 굳이 대학원에 갈 필요가 있냐, 라 하시고, 트친중 누군가는 공부 하러 가라고 하고, 그리고 나무군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가라고 했다. '대학원에 가야할 사람이 있다면 바로 당신!' 막 이러면서 가래. 아아, 그래서 내가 나의 동생들은 어떤지 물어보자, 라고 단톡방에 물었는데, 나랑 같이 술마신 친구는 '여동생은 가라고 할듯' 이라고 했다. 그리고 물었는데, 남동생은 이런 답을 보낸다.







아니.. 내가 대학원 묻는데, 왜 탐크루즈 얘기를 해...왜 내 얘기 개무시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또 이모티콘 보고 귀여워 쓰러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저거 너무 좋아하는 이모티콘 짱 귀여워 너무 귀여워. 저거 너무 좋아서 내가 요즘 트윗하거나 할 때 꼭 쓰려고 하고, 맥락없이 쓰긴 싫어서, 저거 쓸만한 트윗을 작성하려고 노력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거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야, 하고는 다시 물어봤다. 역시나!



여동생은 가라고 하고 남동생은 그만두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구몬만 하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구몬에 대해서도 할 말 많은데...나는 요즘 이래저래 겸손을 배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인노래방은 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학원은 논문 쓰기도 싫지만 뭣보다 저 등록금을 어쩔.... 여성학은 이대가 유명한데, 아니, 내가 가고싶다고 막 가지는 데는 아니겠지? 어제 술 같이 마신 친구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화여대 대학원 모집공고 떴다면서 내게 링크를 보내주었다. 야...................... 너 왜이렇게 적극적으로 날 대학원 보내려 하냐...



오늘 아침 나무군은 고민 다 끝났냐며, 어제는 왜그렇게 술을 마셨냐고 묻는다. 아, 나 오늘 아침에 양재역에서 오바이트 했어. 어제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섞어마신 것도 아닌데, 오늘 이상하게 오만년만에 그것도 술마신 그 밤도 아니고 다음날 아침에 다 쏟아버렸네. 덕분에 얼굴이 수척해져서 몹시 예쁘다. 어제 둘이서 소주 세병 마시다가 남겼는데...왜때문에 내가 이렇지? 아무튼 내가 그랬다고 하니 나무군은 왜그렇게 많이 마셨냐 물어서, 글쎄 아마도 떠나간 옛남자들에 대한 생각과 대학원에 대한 고민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나보다, 라고 답했다. 그러자 나무군은 그 모든 게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면서, '너를 떠난 남자들은 결국 너를 대학원에 보내기 위해서였던 거다' 라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묘하게 설득력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지간에 내가 지금 아침 오바이트를 끝내고 몹시 수척하여 아름답다고 한다. 내가 진짜 평일에 이제 술 안마셔야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4) 2017.07.07
순수한 기쁨의 폭발  (0) 2017.07.05
지나간 시간  (0) 2017.07.03
더덕구이 먹고싶네.  (4) 2017.07.02
어제  (8) 2017.06.30
Posted by ssabine
2017. 7. 3. 11:07

http://tv.naver.com/v/1809850


벨소리 무음인 것도 싫었겠지만, 무음이 아니어도 싫었을거야...


어제 이 영상을 보고나서는 뜬금없이 봄씨가 그리워졌다. 그의 어떤 점 때문에 내가 기겁하고 얼른 끊어내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좋았던 시간이 있었고, 그 시간들이 떠오르자 그리워진거다. 아, 그사람이라면, 다른 여자 때문에 속썩을 일도 없을거고,  부르면 달려나오고, 그냥 나에 대한 애정만이 전부인 채로 지낼 수 있을텐데, 싶으니, 그 시간들이 행복했던 건 아니었지만, 속썩지 않고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은 거다. 이 사람은 나 만나면 핸드폰을 꺼낼 생각도 안하는 사람이었는데, 싶으면서, 하나하나 그의 장점들이 떠오르는 거다.


그렇지만 이 관계가 다시 시작된다면, 나는 또다시 구렁텅이로 빠져서 도망가고 싶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괜히 가만 있는 사람을 들쑤셔 놓지는 않아야 한다고 자꾸 생각한다. 안돼, 실수하지마, 라고. 위의 영상에서 나오는 것처럼 내가 실수한다면, 그건 실수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실 나는 지금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는데, 무슨 당연히 연락하면 그 사람이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나. 


애초에 내가 거리를 좁히게 내버려두지를 말걸, 그랬다면 좋은 친구로 데려갈 수 있었을텐데, 라고 후회를 해보지만, 다 쓸데없고 부질없지...


아 마음이 너무 거시기하네. 

잘생긴 이사님이 주신 초콜렛이나 먹어야겠다. 고디바... 오늘 엘리베이터 같이탔는데, 잘생겼어.... 젊고 잘생긴 이사님이라니...... 그치만 son of CEO....................Orz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수한 기쁨의 폭발  (0) 2017.07.05
술 그리고 대학원  (4) 2017.07.04
더덕구이 먹고싶네.  (4) 2017.07.02
어제  (8) 2017.06.30
최선과 합  (6) 2017.06.27
Posted by ssabine
2017. 7. 2. 18:15

- 여동생은 요가를 5년간 했다. 금요일에 왔길래 토요일 아침, 내가 요가 자세 안되는 것들에 대해 물어보고 여동생이 자세를 알려주는데, 내가 '나 이거 너무 안되더라고'' 하고 동작을 취하면 여동생이, '언니 그건 코어에 힘이 없어서 그래' 라고 했고, 그 뒤로 이어지는 대화


나 이거 참 안되더라.

언니, 그거 다리에 힘이 없어서 그래.

나 이것도 정말 안돼.

언니,그건 팔에 힘이 없어서......언니 되는 자세는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다 빵터져서 웃고, 그래서 여동생이 기본적인 동작 다시 코칭해주면서 봐주는데, 내몸이 자기 마음대로 안되니 나중에는 내 팔을 승질나서 밀어버리는 거다.


"야, 너 지금 나 때린거야?"

"어. 이효리가 요가 알려주다가 왜 발로 찼는지 알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고 둘이 빵터져서 한참을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몸이 너무 비루해서 미안해, 내 육신이 이 따위라 미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더니 '언니 한 3년은 해야 뭐가 될 것 같다' 이러는 거다 ㅋㅋㅋㅋㅋ 제기랄 다 때려칠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집에 돌아간 여동생과 이것저것 대화하다가, 이런 대화가 오고갔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빼고 전부리나 ㅋㅋㅋㅋㅋㅋ 너무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발은 날씬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발가락도..........




- 며칠 전에는 나무군과 예술가의 자세 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예술가의 자세라니 뭔가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나무군은 리뷰나 평을 독자(혹은 관객)이 너무 막 쓰는 경향이 있고, 그것은 예술가에게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예술가가 상처받는다, 라고 하는 거다. 그래서 나는, 나 역시 내 글에 대해 나쁜 얘기 들으면 상처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을 지불하고 책을 혹은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자신이 본 것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미 세상에 자신의 작품을 내놨다면 누군가는 내 작품에 대해 욕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라고 했다. 나무군은 그 말에 당연히 동의하지만, 어떤 예술가는 나쁜 평을 읽고서는 상처 받아 예술을 계속 하는 걸 접을 수 있다는 거다. 나는 모두가 다 정신이 강할 순 없지만, 우리는 항상 누군가가 우리의 안티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했고, 나무군은 그 말은 당연히 맞지만 자신에게는 그게 잘 안되고, 자신은 예술 하기를 그래서 시도할 수가 없다고 했다. 비판이 아니라 그저 험한 취향의 욕이라면, (그러니까 나무군이 그 당시에 화가 났던 건 어떤 작가에 대해 '이제 글빨 떨어진것 같다'는 식의 평을 보고난 후였다) 자기는 무너져버릴 것 같다는 거다. 그걸 견뎌낼만큼 멘탈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그래서 나무군한테도 얘기햇는데, 이미 멘탈이 약하고 또 소심한 사람에게 '더 강한 멘탈을 갖도록 해' 라고 말하는 것도 폭력이 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무군은, 그런 멘탈과 소심함으로 인해서 우리는 대단한 예술가를 만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자신을 묻어버린 예술가들이 많을 거라고. 나는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묻힌 예술가에 대해서라면, 사실, 그것보다는 제도적인 게 더 크지 않겠나, 라는 얘기를 했다. 어쨌든 이런 얘기를 하다가, 이게 되게 끊이지 않고 돌아가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멘탈이 강해질 필요가 있다, 나는 강하지 않다, 그런데 강하지 않은 사람한테 강해지라고 하는 것도 폭력인 게 아닌가... 그러면..해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거지?



- 어제는 윤김지영 쌤의 북콘서트에 갔다가, 함께간 친구와 술을 마셨다. 갈비에 소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그 친구에게 '나는 요즘 그냥 혼자 술 홀짝이면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는게 세상 편해' 라고 했더니, 친구도 그렇다는 거다. 혼자 술 마시는 게 제일 편하다고. 그런 얘기를 하다가, 오늘 오전에는 즐거움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어떤 이는 늘 궁극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찾아서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게 즐거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러면 나는?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거다. 언젠가부터의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바람이 없는 거다. 이미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 충분히 만족스럽고, 내 즐거움은 다른 사람을 만나서 채워지는 성질의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접수 마감이 되어 진행중인 강의를 찾아서 '뒤늦은 강의 만이라도 따로 수강료 내고 들을 수 있겠냐' 라는 이메일을 보내놓고 나서는, 나는 내 인생의 즐거움을 내 안에서 스스로 해결하려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내가 공부를 하고, 내가 여행을 가고, 내가 운동을 하고, 내가 술을 마시고.. 이 모든 것들이 그냥 내 스스로 혼자 해결하고 또 찾아가면서 내 즐거움은 완성되는 게 아닌가 싶어진거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 그렇다면 지금 나는 다 괜찮네, 싶어지는 거다. 


어차피 내 삶이니 내가 순간순간의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여기까지 왔을테고, 그렇다면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일테다. 그러니 내가 지금 이걸로 충분하네, 괜찮네, 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게 아닐까. 그래서 '더 바라지는 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 무언가를 더 바라지 말고, 그냥 이대로 살면 어떨까, 하고. 더 바라는 것은 욕심이고, 그 욕심이 채워지지 않으면 우울하고 슬퍼지니, 그렇다면 그냥 여기에서 멈춰도 되지 않는가, 하고. 다른 욕심 갖지 말고, 애써 다른 걸 취하려 하지 말고, 그냥 지금처럼, 공부 하고 싶은 거 공부하고, 운동하면서 내 몸에 대해 겸손해하고, 가끔 술이나 마시고 여행이나 다니면서 살면, 그러면 되지 않을까. 



언젠가 J 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는 '지금도 행복하지만 나는 더 큰 행복을 원한다'고 쓴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냥 '더 큰 걸 바라지 않고 살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그리고 대학원  (4) 2017.07.04
지나간 시간  (0) 2017.07.03
어제  (8) 2017.06.30
최선과 합  (6) 2017.06.27
6월의 사주  (2) 2017.06.19
Posted by ssabine
2017. 6. 30. 08:22

-어제는 전체적으로 좋은 하루였다. 끝까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들 수 있었는데, 일단 아침에 동료와 만나서 우동을 맛있게 먹어서 시작이 좋았고, 점심에 임원이 밥 사준다 그래서 '스테이크 먹어요!' 라고 말한 후에 스테이크를 먹었기 때문에 또 좋았다. 며칠전에 세븐스프링스의 스테이크도 별로였고, 그 전의 아웃백도 별로였는데, 어제 그냥 회사근처의 스테이크집은 점심 메뉴로 나온 크지 않은 스테이크였지만 맛있었다.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훨씬 나았어... 그렇게 좋았는데,


마침 오후에 보쓰가 없는 거다. 하루종일 없을 예정이라 그것만으로 이미 좋은 기분이었는데, 남동생이 약속없이 집에 온다 하고, 엄마는 안산에, 아빠는 일 가셔서, 오오 남동생과 둘이 술 마실 기회가 된거다. 이번 주에 한 번도 같이 못마셨는데!! 게다가 남동생은 금요일부터 워크샵을 간다고 했어. 이 때 마셔야 한다! 나는 남동생과 둘이 술마시고 싶어! 라고 생각했지만 그럼 요가는?? 하게 된거다. 흐음. 목요일 요가는 21:40 요가인데, 술마시고 갈 수도 없고...하고 시간표를 보다가 17:40에 내가 갈 수 있는 요가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앗싸~ 나는 네 시에 조퇴해버린 것이다 ㅋㅋㅋㅋㅋ 요가 갔다가 술마시려고!! 아아, 나는 너무 멋진 것이야..


그렇게 집에 가서 가방을 놓고 화장을 지우고 세수를 하고 요가를 가면서, 우리 삼남매 단톡방에 셀카를 찍어 올렸다. '중성적 매력이 쩌는 나는 요가를 간다' 라는 메세지와 함께. 그러자 남동생으로부터 답이 왔다. '늙은거지 뭐가 중성적 매력이냐...' 음.... 그렇군...... 그 말이 맞군.


아무튼 그렇게 요가학원에 도착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눌렀는데 똭- 하고 요가쌤인 y 쌤이 내 옆에 선거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는데, 오오, 오늘 이 쌤 아닌데? 다른 쌤이었는데? 싶어서, '오늘 수업 없으시잖아요?' 물었더니, 이 타임에 대타 뛰어주기로 했다는거다. 오옷. 그래서 나는,


"아, 덕분에 제가 한 번 더 선생님께 배울 수 있네요"


했다.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활짝 웃고.


요가쌤들이 여러명인데 S 쌤이 참 예쁘고 우아하다. 웃는 것도 예쁜데, 뭐랄까, 이 Y 쌤이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일 좋은 거다. 그냥 너무 좋아. 너무 뭐랄까..좋아. 읏흥~ 그런데 7월 시간표에 Y 쌤 이름이 없어서, 흐음, 뭐지, 하고 생각하다가, 일전에 Y 쌤이 다른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마지막'이라고 했던 게 생각나서, 수요일에 강의를 듣고는 '7월에 왜 쌤 이름 없냐'고 물었더랬다. 그랬더니 6월말에 관둔다는 거다. 흙 ㅠㅠ


금욜에도 나는 Y 쌤 수업을 들을테니 금욜이 마지막이 되겠지만, 금욜에는 수업을 들으러 올 수가 없다. 그러니 수요일이 마지막이 될 터, 나는 혹시나 싶어 싸인한 내 책을 가져갔다가, 잘 가르쳐줘서 고맙다고 선물했다. 흙흙 넘나 좋은 선생님, 제일 좋은 선생님이었는데... 한달의 시간이었지만 진짜 내가 너무 좋아했어 ㅠㅠ 


아무튼 그렇게 책 주고 수요일에 슬픈 마음으로 잘 가시라, 고맙다, 이런 얘기 했었는데, 목요일에 다시 한 번 똭- 본 거다. 어쩌면 사람에겐 진짜 운명의 흐름 같은게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어제 생각했다. 이 좋은 선생님을, 이제 못본다고 생각한 선생님을, 내가 조퇴했으므로 볼 수 있었어! 보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볼 수 있었어! 어제 그렇게 엘리베이터 앞에서 선생님 만나고 선생님 강의를 듣는데, 그 시간대에 학생은 나를 포함해 세 명 밖에 없어서, 선생님이 유독 더 잘 개인적으로 지도도 많이 해주는 것 같고, 그래서 어제는 '아, 좋은 하루네 정말, 좋다' 라고 생각하게 됐던 것이다. 크- 좋은 하루였어. 어제는 진짜 좋은 하루였다. 


그렇지만 y 쌤을 못만난다고 생각하니 슬픔... ㅠㅠ




- 친구가 자신의 블로그에 남편의 어릴적 사진을 올려두고서는 귀엽다고 자랑이 대단한데, 그 귀엽다고 한 포즈가 나 역시 어릴 적에 했던 포즈다. 나는? 나는? 그 사진보고서는 어어 나도 이 포즈로 사진 찍은 거 있어!! 하고는 귀여움을 인증하기 위해 올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왜 친구에게 귀염 받는 친구 남편을 질투하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히 뒤에 분홍 원피스가 접니다)

(이건 빨간 원피스가 접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엄마 나 어릴 때 원피스 엄청 입혔구먼 ㅋㅋㅋ)

(이건 남동생과 찍은 것. 꼬꼬마 시키... ㅋㅋㅋㅋㅋ)




- 며칠전 일기에 B 와 파장이 맞아 대화를 끝내고난 후에도 한참이나 기분이 좋더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내게 이런 사람이 또 있다. 우리 타미. 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얘는 나한테 쿨싴하게 말하는데, 그래도 얘랑 통화를 끝내고 나면 가슴속에 사랑이 계속 남아 있어.


"타미야, 이모가 타미 보고싶어."

"알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대화하고 끝내는데 전화 끊고나면 막 진짜 계속 기분 좋고 사랑의 감정이 온 몸 구석구석 퍼져있어. 어제는 남동생과 둘이 술마시는데 화니가 제삼촌한테 전화했다. 울엄마가 시킨대로 '삼촌 냉장고에 수박 있는 거 먹어' 를 말하는데, 그 말투와 발음과 억양과 막 이런 게 다 너무 귀여워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끊고나서 또 너무 씐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사랑스러워. 끊고나서 내가 대빵이에게 "야, 진짜 너무 좋지 않냐?" 이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조카들 진짜 너무너무 좋아. >.<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나간 시간  (0) 2017.07.03
더덕구이 먹고싶네.  (4) 2017.07.02
최선과 합  (6) 2017.06.27
6월의 사주  (2) 2017.06.19
주말 일기  (2) 2017.06.18
Posted by ssabine
2017. 6. 27. 10:56

- 며칠전에 타미가 팔이 아프다해서 병원에 갔고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성장판이나 뼈에는 이상이 없으나 근육이 아픈 거라 했단다. 오른 팔을 많이 써서. 푹 쉬어야 한다고 했다는데, 그래서 여동생은 피아노와 태권도를 일주일간 쉬자고 했다. 이에 타미는 쉬는 중에 태권도 심사 있는데 어떡하냐며 걱정을 했고, 여동생은 재심사가 있다 답했단다. 그래도 사범님께 전화해서 재심사 정말 있는지 확인해달라 했고, 직접 사범님하고 통화도 했다는데,


아아, 이 아이는 정말이지 제엄마를 꼭 닮아서 욕심이 무척 많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반드시 잘해야 하고, 또 엄청 노력을 한다. 지난번에 내가 갔을 때도 쉬지 않고 피아노를 치다가 나와서 놀다가 또 들어가서 피아노를 치다가, 바깥에 나갈라치면 줄넘기를 가져가서 줄넘기를 또 열심히 하는 거다. 뭐든지 다 너무 열심히해서, 고작 여덟살인 아이가 이렇게 열심히해서 어쩌나 싶은 거다. 그런데 쉬라고 해도 쉬지를 않고 자기가 막 다 하겠다고 해 ㅠㅠ 야, 너 여덟살이야, 쉬라고, 막 그렇게 다 최선을 다하지마 ㅠㅠ


여동생이 그랬다. 여동생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열심히 공부를 해서 전교1등을 했고, 장학금을 받았고, 생물과 수학을 전공한 거다.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팔 근육이 아프니, 하지마, 열심히 하지말란 말이야 ㅠㅠ 


이 얘기를 지난 주말 창원에서 친구들 만나 하니 "너랑 똑같다!"고 입을 모으는 거다. 으응? 그게 뭔소리여...나는 뭐든 대충 하고 노력을 싫어하는 사람이야...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야...라고 답하니, 너 요가한지 한 달 됐는데 너무 잘하고 싶어한다는 거다, 고작 한 달인데..아아, 내가 요가에 있어서 너무 초조했나, 너무 급했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야....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


어쨌든 이 여덟살 아이가 너무 뭐든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해서 나는 좀 걱정스럽다. 이 아이가 이렇다가 확 지쳐버리면 어떡하지...




- 얼마전에 트윗에서 본 후로 상대와 나의 파장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소위 '잘 맞는다'는 거. 맞는다는 거랑은 좀 다른 개념인것 같긴한데, 이 파장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분명히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한가득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남 후에 공허하고 에너지 빨리는 경우가 있었던 거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분명히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데 웃거나 기쁜게 아니라 '힘들다'는 생각을 했던 거였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울적한 글을 썼었지... 그래서 그를 만날 때는 항상 '만나기 전'이 제일 좋았더랬다. 만나러 가는 길, 내가 먼저 도착하면 그를 기다리는 시간, 혹은 그가 먼저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내가 거기로 가는 길, 이 가장 좋았고, 만나고 집에 갈 때면 축 쳐지게 됐달까. 그는 나에게 아직도 '좋았던, 좋아했던 남자'로 기억되기는 하지만, 언제나 집에 돌아가는 길을 지치게 만들었던 남자로 기억되기도 한다. 나에게 나쁜 말을 했던 것도 아니고, 얘기하면서도 분명 좋았는데, 그러니까 또 만나고 좋아하고 그랬던 건데, 집에 돌아가면 지쳐...


이런 면에서 B 는 나랑 가장 파장이 잘 맞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를 만나면 집에 돌아가는 길이 매우 신났고, 대화를 나누고나면 자기 전에 웃으면서 잠들 수 있었던 거다. 채워지는 느낌 같은게 있었는데, 오죽하면 연인으로 지내다가 헤어지고나서 6개월만에 연락했을 때, 전남친과 전여친의 포지션으로 통화할 때, 6개월만의 통화인데도 얘기하다가 절로 신이났던 거다. 전화를 끊고나서도 한참을 웃음기를 잃지 않고 '이건 뭐지, 헤어진 사이가 뭐가 이렇게 신나' 했던 기분을 트윗에 썼던 걸 기억한다. 이게 어느 한쪽만 에너지가 채워지고 어느 한 쪽은 쪽 빠질 수도 있는데, B의 경우에는 나처럼 채워지고 있다는 게 내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문자메세지든 통화든, 대화를 하다보면 둘 다 기운이 막 상승되는 게 느껴지는 거다. 어? 이사람도 지금 즐겁네? 하는 거. 어쩌면 그래서 나는 그를 더 사랑하게 됐었는지도 모르겠다. 에너지를 빨아가는 게 아니라 채워줘서. 이게 무슨 상대에게 좋은 말을 한다고 채워지는 것도 아니고, 기운내 으쌰으쌰 이런다고 채워지는 게 아니고, 그냥 사소한 얘기라도 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건데, 그래서 누구나랑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러고보니 우리의 지난번 마지막 통화, 그만두기로 결정했던 통화에서도 그랬다. 그만두기로 결정하는 통화였는데, 얘기하다가 또 '야 이러다가 우리 내일도 통화하고 모레도 통화하고 또 그렇게 돼' 했던 거다.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그 때문에 힘든 적도 있고 아팠던 적도 있고 화났던 적도 있지만, 사실 그런 일은 억지로 기억해야만 기억나고, 대체적으로는 생각하다보면 웃게 된다. 


오늘 다른 데 적어둔 2012년 일기를 보게 됐는데, 거기엔 내가 바라는 바가 적혀 있었다. 읽다보니 그때 내가 바랐던 것보다 더 많은 걸 나는 그로부터 얻었고, 와, 좋은 시간이었네, 하면서 또 웃을 수 있었다.





- 그리고 나의 브라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노믄 시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가 추리소설 쪽만 파가지고, 집에 있는 추리소설을 나도 읽지 않은 채로 녀석이 먼저 읽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에 내가 읽으라고 준 게, 나도 몰랐는데, 단편집이었는가 보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한 열흘에 한 권 정도 책 읽나.... 진짜 책 몇 권 읽지도 않으면서 지가 엄청 독서베테랑인줄 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덕구이 먹고싶네.  (4) 2017.07.02
어제  (8) 2017.06.30
6월의 사주  (2) 2017.06.19
주말 일기  (2) 2017.06.18
오늘의 요가  (0) 2017.06.16
Posted by ssabine
2017. 6. 19. 17:26

2017년 사주를 인터넷에서 보고 출력해놓고서는 가끔 꺼내 들여다보는데, 앗, 6월이 어떻다 그랬지? 하고 들여다보니 좋다고 되어 있다. 6월부터 내 운세 완전 쭉쭉 뻗어나가는데, 아니, 근데 언제? 벌써 6월 중순이 지나버렸구먼?



<새순이 솟아나고 땅에는 푸른 기운이 감도는 형국입니다. 만물이 활기를 띠듯이 나의 기운이 그러하니 모든 것이 새롭고 활기차게 진행 될 것입니다. 자신이 노력하여 얻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운수가 대통합니다. 지금이 시작이니 서둘러서 낭패 보는 일을 경계하시고 순리를 따르시기 바랍니다. 재물은 저절로 쌓일 것이니 구태여 추구하면 오히려 달아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아니, 그러니까.... 언제? 재물은.....언제? 나 아직 재물이 없는딩? 재물 언제 들어와? 그러나 구태여 추구하지 말라 하였으니, 구태여 추구하지는 않기로 한다. 그런데 구태여 추구하지 않는데 대체 재물이 어디서 샘솟는담? 어떻게 저절로 쌓여????? 아무튼지간에 내일이 벌써 20일이고, 이제 6월 열흘 남았는데....푸른 기운은 어디 있으며 무엇이 활기차게 진행된다는 것이야....


요가?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제  (8) 2017.06.30
최선과 합  (6) 2017.06.27
주말 일기  (2) 2017.06.18
오늘의 요가  (0) 2017.06.16
호르몬.... 뭘까?  (0) 2017.06.15
Posted by ssabine
2017. 6. 18. 20:05

-금요일 요가는 21:20 시작이었다. 집에 와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이 조금 남았고 피곤했던 나는 침대에 누워서 15분간 휴식을 취했는데, 알람이 울려 일어나려니, 아아 깜빡 졸았고 가지말까, 하는 생각에 몹시도 흔들렸다. 그렇지만 목요일에도 안갔으니까...하고는 나를 달래 요가하러 갔다. 금요일 요가는 핫요가인데, 이번주 까지가 세번째 시간이었다. 3주가 되도록 금요일에는 빠지지 않고 간거다. 처음 금요일에 갔을 때는 하다가 도중에 어지러워지기도 했고, 하고 나서는 곧 쓰러질 것만 같았으며, 집에 돌아와 아주 뻗어버리고 다음날인 토요일 점심 때가 되도록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건 운동을 해서 근육통이 있어서가 아니라, 운동을 잘못한 반응이었다. 첫 금요일 수업이 끝났을 때 완전 힘들어하는데 쌤이 몸에 열이 너무 많았다며 호흡 제대로 했냐고 묻는 거다. 정신차려보면 제가 숨을 참고 있더라고요, 답했더니, 핫요가에서는 무엇보다 호흡이 중요하다는 거다. 사람이 동작 따라하다보면 잘 안되고 또 안되다 보면 숨을 참게 되어 있는데, 동작을 못하더라도 호흡을 꼭 해줘야지, 안그러면 몸 안의 나쁜 열이 몸에 그대로 쌓여서 악영향을 준다는 거다. 그리고 저혈압인 사람은 어지럼증까지 느낀다고. 아아, 그래서 내가 어지럽기까지 했구나.  그 나쁜 영향으로 다음날 진짜 꼼짝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던 거다. 


그래서 두번째주의 핫요가 수업에는 의식적으로 호흡을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서 호흡 안하면 나 더 나빠진다, 하는 생각으로 죽어라 하고 호흡에만 신경썼다. 동작은 엉망이었지만, 끝나고 나니 지난번처럼 죽을것같은 기분은 아니었다. 선생님은 지난번보다 훨씬 열감이 덜하다며 호흡에 신경쓴 모양이라 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세번째 시간에 호흡에 신경쓰면서 동작을 하는데, 여전히 요가를 못하는 나이지만, 어? 지난번보다 '덜' 못하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스스로 드는 거다. 나, 조금 나아지고 있는건가? 지난주에 비하면 못하는 강도가 덜해진 것 같은데...이것은 나의 느낌적 느낌인가?? 기분탓이가?? 했는데, 수업이 끝나고 쌤이 나에게 '지난번 보다 좋아지신 것 같아요!' 하는 거다. 아아, 그 때의 폭풍감동이란.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너무 감격에 겨워서 네..라고만 했는데, '지난번처럼 막 쓰러지시지도 않고요' 하시는 거다. 흑흑. 네, 하면서 나는 정말이지 너무 고마워서, 그러니까 계속 내 자세 잡아주고 나 이렇게 초큼 나아진 거 알아봐준것 모두가 너무 고마워서, 고맙습니다, 했다. 고맙습니다 말고 다른 말이 나오지가 않았어. 흑흑 ㅠㅠ 그랬더니 쌤은 '거봐요, 금방 좋아지시잖아요' 하는 거다. 


선생님 사랑해요 ㅜㅜㅜㅜㅜㅜㅜㅜ 그렇게 말해주어 고마워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나 그런 말 필요했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선생님 럽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 힘든 금요일 하고 난 다음날, 나는 가뿐하게 일어났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 헤헤헤헤.



- 토요일 아침에는 꿈을 꿨는데 꿈에 금발의 백인 남자가 나왔다. 꿈속에서도 나는 '이 남자를 어디서 봤더라?' 했는데, 아마도 그 뭣이냐, 뭐지, 아, [비정상회담] 거기에 나오는 백인중 한 명인 것 같았다. 어딘가에서 짤로 봤던 사람인 것 같아. 아무튼 이 남자가 나랑 몇 번 만났는데(물론 꿈에서) 나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나한테 결혼을 하자고 하는 거다. 꿈에서의 그는 너무나 젠틀하고 페미니즘도 장착되어 있고 뭐하나 흠잡을 데 없는 남자였던지라, 알겠다 너랑 결혼하겠다,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엄마 생각을 했다. 일전에 엄마가 나와 함께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면서, '너는 그렇게 여행을 자주 다니는데 외국인 하나 애인으로 못사귀냐' 했던 것. 그때 '엄마 내가 외국인 남자 데려와도 허락할거야?' 했더니, '너 아무나 데려와도 허락할테니까 제발 결혼해' 했던 거다. -0-

그렇게 말했던 엄마지만, 내가 진짜 외국인을 데려갔을 때 허락할까?? 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결혼하기로 한 그 남자와 나는 섹스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섹스를 하는데 세상 환상적인 거다. 그래서 내가 '야, 내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완전히 다른 섹스다!!'하고 흥분해 있는데, 아니 이놈이 중간에 멈추고 저리 가버리는 거다.


읭??



의아했던 나는 그에게로 가서 대체 왜 중간에 멈춘 거냐 물었다. 그러자 그는 '결혼전까지 너를 지켜주겠다' 라고 하는 거다.


읭?????????????????? 얘 이런거 대체 어디서 배워온거지??????


아무튼지간에 그래서 끝을 보지 못하고 꿈에서 깼는데, 깨고 나서 너무 웃겨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혼자 웃었다. 아니 최근에 한국중년남자들 너무 싫어서 욕하고 다녔더니 꿈에서는 외국인이 나왔나 보네 ㅋㅋㅋㅋㅋ 이러면서 혼자 웃었던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다가 오후에 친구를 만나 '이승우'의 [사랑의 생애] 얘기를 했다. 친구도 그 책을 읽었고 나도 읽어서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러다가 그 책 속에 등장하는 한 커플에 대한 얘길 했다.


커플중에 남자는 바람둥이었다. 자주 여자친구가 바뀌는 그런 바람둥이. 그런 남자가 절실하 크리스찬 여자를 사귀게 됐는데, 이 여자는 밤열시 전에 꼭 집에 들어가려 하고 주말에는 내내 교회에서 사는 거다. 그리고 남자에게 스킨십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은 결혼을 해야만 키스를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자 이 바람둥이 남자는 그녀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이 바람둥이 남자가!!


이 얘기 하다가 퍼뜩, 아, 그래서 그런 꿈을 꿨나보다!! 했다. 꿈에서 그 남자가 중간에 섹스를 멈춘 게, 이승우 책 때문이었구나, 이러면서 친구랑 깔깔대고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저것 복합적으로 섞여서 나온 꿈이구먼. 

이승우의 사랑의 생애에 대한 얘기는 좀 할 게 많은데, 이건 봐서 알라딘에 페이퍼 쓰던가 해야겠다. 친구가 나의 열등감에 대해 정확히 짚어줘서 또 아팠어... 우리는 질투와 열등감에 대한 얘길 했다. 



-맥북에서 글 쓰거나 읽을 때 블럭 지정하는 걸 알 수가 없어서 지난번에 네이버에 검색해서 알아놨었는데 또 까먹었네. 아 맥북 진짜 내가 뭘 할 수가 없어. 어려워 ㅜㅜ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선과 합  (6) 2017.06.27
6월의 사주  (2) 2017.06.19
오늘의 요가  (0) 2017.06.16
호르몬.... 뭘까?  (0) 2017.06.15
또 요가  (6) 2017.06.15
Posted by ssabine
2017. 6. 16. 17:35

어제는 요가를 가지 않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테라피' 시간이었고, 일주일중에 가장 기다리던 시간이었으며, 선생님도 제일 좋은 선생님이었는데, 어제 하루종일 스트레스를 너무 격하게 받았고, 요가를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남동생이 일찍 들어왔고 엄마도 안계시고..둘이 술 마시기 너무 좋은 타이밍이라, 술로 날려버리잣! 했던 거다.


그렇지만 이미 요가를 시작한, 요가를 아는 몸이 된 나는, 술을 마시는 내내 자꾸 시계를 봤다. 아, 지금이라도 갈까, 가버릴까... 나는 요가를 안가기로 결정하고 술을 선택했으면서도 요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게다가 술 마셨는데도 기분이 별로 풀리질 않아. 타미 목소리로부터 위로 받았지만, 아아, 풀리지 않아. 가까스로 잠들었는데 새벽에 눈 뜨자마자 아아, 요가를 다녀올걸...하는 압박감에 시달린 것이다. 아아, 요가는 .. 뭐지?


게다가 금요일 요가는 매우 힘든 수업이고, 내가 목요일에 갔다면 금요일 걸 안가도 부담이 되지 않았을텐데, 목요일에 가지 않앗기 때문에 금요일까지 빠질 수는 없고, 그렇다면 나는 또 빡센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이야...다, 내가 자초한 일이란 생각에 내 자신이 미워, 요가를 가지 않기로 결정한 내 자신이 밉다 미워...미워..


요가를 시작한 후의 나는 하루종일 요가 생각에 시달린다. 오늘은 가지 않아야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집에 가면 갑자기 후다닥 가방 내던지고 옷갈아입고 요가를 하러 간다. 요가를 하러 가야지, 하는 생각은 하루 종일 하게 되는데, 아아, 요가란 정말 무엇인가. 요가는 나에게 무엇이지? 이것은 나를 이상한 방식으로 압박하는 것 같아서, 이걸 내가 하지 않는 게 좋은가 어쩐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나는 구속당하는 것이 몹시 싫고, 그런데 요가가 나를 구속하는 느낌? 그렇지만 .. 요가를 가고 싶은 이 마음? 아,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는 것이야. 이 상태가 어떤 상태인 것인지 알 수가 없어. 확실한 건, 헬스장이나 기체조를 배울 때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 다른 마음가짐이란 것이다.


게다가 이 요가라는 것은, 나에게 겸손함을 일깨운다. 나는 내가 되게 유연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유연한 육체를 가진 중년의 여자라고 생각했다. 나는 보통의 다른 사람들보다 유연하다, 같은 것이, 근거 없이 확실하게 내게 자리 잡고 있었는데, 아아,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요가 갈 때마다 매번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나는 뻗뻗하고 둔한 육체를 가진 중년의 여성이었어... 이것은 내게 너무나 충격적인데, 그러자 '내가 나를 내 본모습보다 과대평가한 게 어디 이뿐만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아아, 요가여!!


요가는 내게 겸손함을 가르치고 있다.

요가를 배우면서 나는 매일 조금씩 더 겸손해지고 있어..


이렇게, 요가를 가지 않고도 요가 일기를 쓴다.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의 사주  (2) 2017.06.19
주말 일기  (2) 2017.06.18
호르몬.... 뭘까?  (0) 2017.06.15
또 요가  (6) 2017.06.15
2017년 6월 14일  (8) 2017.06.14
Posted by ssabine